한국남동발전(주)은 20년 전 건설되어 노후화된 분당열병합발전소를 현대화하기 위해 설비교체 공사를 추진하려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쳤다. 그것을 계기로 갈등 관리의 필요성을 깨닫고 ‘주민감동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고, 주민 참여형 소위원회를 개최하여 39건에 달하는 주민 민원을 처리하는 등 소통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 한국남동발전(주)은 갈등 해결의 경험을 토대로 상생·협력 모델을 개발하여 보다 전문적인 방법으로 주민과 소통하면서 국민행복발전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열병합발전소에 대한 주민들의 오해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분당열병합발전소(이하 분당발전소)는 청정연료(LNG)를 사용하여 수도권 전력과 난방열을 생산하고 있는 친환경 발전소이다.
도심속에 위치해 있으므로 소음방지, 환경오염 방지 등 신기술 도입과 환경설비의 철저한 관리속에서 운영되고 있던 분당발전소가 이슈가 된 것은 2012년 무렵이었다. 2012년 고효율설비, 운전신뢰도 향상을 위한 현대화사업의 일환으로 설비교체 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에게 발전소를 소개하며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위해 ‘현대화 사업’이 필요함을 설명하고 공사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하지만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오히려 큰 어려움을 초래했다. 한국남동발전(주) 분당본부(이하 남동발전) 엄윤희 차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회상한다.
“그동안 발전소에 대한 큰 민원이 없었기 때문에 주민 동의를 구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부딪쳐 보니 우리는 큰 산을 넘어야 했습니다. 발전소가 관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면서 발전소에서 유해물질, 폐수 등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퍼지게 된 것입니다.”
오해는 일파만파로 확대되면서 퍼져 나갔고, 여기저기에 현수막이 걸리고 언론에서도 이슈화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유언비어를 그대로 믿으며 열병합발전소를 혐오시설로 인식하였다.
감성적 소통 겸허한 경청
오해와 갈등이 커짐에 따라 발전소는 주민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다.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지역주민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 것이다.
남동발전은 본격적으로 주민들과 대화하기 위해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도록 주민이 참여하는 소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다. 2013년 10월 10일 성남시 분당동주민센터에서 지자체, 발전소 관계자와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소위원회’가 개최되었다. 이 자리를 통해 남동발전은 그간 주민들이 가지고 있었던 발전소에 대한 의견을 가감 없이 들을 수 있었다.
“발전소가 위험하지 않고 안전한 시설인지 어떻게 믿을 수 있죠?” “열병합발전소라고 들었는데, 유해물질은 나오지 않나요? 유해물질이 나온다고 들었어요.”
“저희가 왜 동의해 주어야 하나요? 우리에게 무슨 이익이 있죠?”
이렇게 시작한 소위원회는 그 후로도 계속 이어졌다. 남동발전은 2014년 3월 31일까지 총 8차에 걸친 소위원회를 통하여 주민 의견을 경청하여 발전소 관련 39개의 안건을 차례대로 해결해나감으로써 주민들의 발전소에 대해 가지고 있던 우려를 하나씩 해소해 나갔다.
“발전소는 지난 20여년 간 주민들과 소통하지 못했습니다. 그 방법을 잘 몰랐던 거죠. 그러다가 소통의 필요성에 눈뜬 우리는 ‘주민감동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엄윤희 차장의 설명처럼 남동발전은 감성적 접근을 위해 우선 발전소 인근지역 주민들의 삶을 돌아봤다. 대다수의 주민들이 관리사무소가 없는 20여년 된 주택단지에 거주하고 있어 여러가지 고충들이 많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 본업 특성을 활용하여 노후스위치와 콘센트를 교체하고 누전차단여부를 점검하는 전기안전진단 봉사활동을 시행하여 주민들의 안전을 챙겼다. 또한 발전소 인근 11개 경로당을 대상으로 명절, 어버이날 등 특별한 날에 물품을 지원하고 담소를 나누며 어르신들의 정서를 어루만졌으며, 발전소 옆 공터를 약수터와 배드민턴장을 갖춘 늘푸른 공원으로 조성하여 지역주민에게 문화·체육시설을 지원하였다. 그리고 주민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지역주민의 니즈를 먼저 파악하여 해결하는 것이 지역사회에 우리의 소통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여 분당동주민센터와 지역주민 오피니언 리더, 지자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여 인근 마을의 특성, 고충을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감성적 소통이 이어지자 주민들 역시 발전소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었다.
공유·협력으로 행복 발전소 건설!
남동발전은 현대화를 위한 설비교체공사 외에도 2025년 ‘신재생에너지 35% 달성을 위한 분당 연료전지 3단계 공사’를 위해서 한 차례 주민 갈등의 산을 넘어야 했다.
“2015년 7월에 분당 연료전지 3단계 공사 건축허가를 신청했지만 주민들의 민원으로 반려되었습니다. 2012년 현대화사업이 주민 반대에 부딪쳤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소통이었다면 이번에는 공유였습니다. 단순히 소통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해야 했습니다.”
남동발전은 주민들을 초청하여 분당 및 타 발전소 현장 견학을 실시하고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공사가 왜 필요한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자세히 설명해 드렸다. 그리고 면담 및 간담회를 통해서도 주민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공유해 나갔다. 그럼으로써 해당 사업이 지역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시킬 수 있었다. 소통과 공유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의 현수막은 사라졌다. 그리고 주민들이 발전소와 함께 지자체를 방문하여 건축허가를 촉구함으로써 2016년 2월 건축허가를 받고 7개월 만에 연료전지 공사를 재개할 수 있었다.
남동발전은 갈등 해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지역사회 갈등 해결을 위한 ‘상생·협력 모델’을 개발하였다. ‘상명대학교 서울산학협력단 공공데이터시각화연구소’와 갈등관리 MOU를 체결하고 보다 체계적인 갈등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그동안의 진통은 성장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분당 현대화사업 추진이라는 큰 과제가 남아 있지만 소통, 공유, 협력의 과정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이뤄나갈 것입니다.”
엄윤희 차장의 말처럼 이제는 분당열병합발전소가 지역주민이라는 새로운 동반자의 손을 꼭 잡고 함께하면서 진정한 국민행복발전소로 도약할 준비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