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의 신변보호 업무를 맡고 있는 서초경찰서 형사 김창건 씨. 그는 업무 범위를 넘어 곤경에 처한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궂은일을 가리지 않고 멘토이자 법률적 자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일이라면 형님처럼, 친구처럼 언제든 달려가는 그는 차별을 넘어 통합된 사회를 만들어가는 영웅이다.
북한이탈주민과의
인연
서초경찰서 형사 김창건 씨, 그는 북한이탈주민의 대리인으로 불린다. 곤경에 처한 북한이탈주민이 있으면 네 일 내 일을 따지지 않고 달려가 그 대리인 노릇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가 이렇게 북한이탈주민의 일에 각별해진 것은 북한이탈주민의 신변보호관 업무를 처음 맡게 된 지난 2010년 무렵이었다.
“박민호(가명)라는 북한이탈주민의 신변보호를 맡았는데 그분은 사기를 당하고 경제사범으로 몰려 구속될 상황에 처해 있었어요. 알아보니, 그분의 명의를 누군가 도용해서 사기 행각을 벌였던 겁니다. 그분이 누명을 벗는 데 도움을 드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경제사범으로 몰려 구속되었던 박민호 씨는 김창건 씨로부터 많은 법률적 도움을 받아 어려운 곤경에서 잘 헤쳐 나올 수 있었다. 지금은 영업 일을 하면서 유명 대학원에서 논문을 쓰고 있는데 당시 겪은 일을 이렇게 회상한다.
“북한이탈주민들은 대부분 대한민국이라는 생소한 나라에 와서 법도 모르고 규정도 모르고 경제 시스템에 대해서도 전혀 몰라서 사건 사고들을 많이 겪다가 본의 아니게 범죄자가 되기 십상이죠. 저 역시 그랬는데, 김 형사님이 가족처럼 돌봐 주시고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고 소개도 해주고 하셔서 큰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김창건 씨는 북한이탈주민의 신변보호관 업무를 맡게 되면서 그들의 고충과 실상을 누구보다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그분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해서 당당한 사회 일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소망도 생겼다.
업무를 넘어
봉사로 이어지다
김창건 씨와 박민호 씨와의 인연은 2010년 한번으로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첫 만남은 시작에 불과했다. 한번 인연을 맺은 이후로 박민호 씨는 자기 주변의 지인 북한이탈주민이 어려운 일을 당하면 김창건 씨에게 연락을 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관할 지역에서 일어난 일도 아니고 항상 바쁜 업무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김창건 씨지만, 박민호 씨의 SOS에 항상 귀를 기울였다. 사기를 당하거나 곤경에 처한 북한이탈주민의 처지를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법률적인 도움을 준 것이다.
“김창건 형사님은 바쁜 와중에도 저희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해서라면 퇴근 후에라도 오셔서 상담해 주셨어요. 종종 구속되신 분들 면회도 같이 가주고 가서 상담도 해주시고, 연고도 없는 그들을 위해 영치금도 넣어주시곤 합니다.”
북한이탈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창건 씨에 대한 소문이 자자하다. 김창건 씨는 단순히 북한이탈주민들의 법률적 상담만을 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이 한국에 와서 정착하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안전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