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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작은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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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초등학생들의 교통안전지킴이 - 조동수 영웅
  • 등록일
    2017.04.04 16:09:07
  • 내용
    사고 없는 등굣길을 만들어요!

     

    매일 아침이면 초등학교 건널목에서 안전지킴이로 봉사하는 할아버지가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7년째 그 자리를 한결같이 지키고 있다. 그는 바로 공주 신월초등학교에서 교장선생님으로 은퇴한 조동수 씨이다. 그는 은퇴한 후에도 쉬지 않고 근무하던 학교의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교통안전지킴이 봉사를 계속 하고 있다.


    교통안전지킴이로
    이어가는 학생 사랑


      “사랑해요, 착해요, 예뻐요!”
      공주 신월초등학교 학생들은 매일 같이 이 긍정 메시지를 들으면서 등교를 한다. 이 메시지를 들려주는 이는 매일 아침마다 노란색 안전지킴이 깃발을 들고 도로를 지키는 반백의 할아버지인 조동수 씨!
      그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마다 길을 건너는 아이들 한명 한명과 빠짐없이 눈을 맞추면서 인사를 건넨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던 아이들도 이제는 이 할아버지에게 손을 흔들어 주거나, “감사합니다!” 혹은 “사랑해요, 할아버지!”하고 화답을 하거나, 때로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살며시 할아버지를 안아주기도 한다.
     
    교통안전지도 중인 조동수 씨와 횡단보도를 건너는 아이들

      노란 교통안전 깃발을 들고 37년째 한결같이 횡단보도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는 조동수 씨는 몇 년 전만 해도 바로 이곳 신월초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이었다. 물론 그때 학교를 다니던 학생들은 모두 졸업하고 없기 때문에 그를 교장선생님으로 알아보는 아이들은 별로 없지만 그에게는 과거의 아이들이나 지금의 아이들이나 모두 똑같이 사랑하는 제자들일 뿐이다.
      그는 30여년을 교직에 몸담고 있다가 지난 2008년 퇴직을 했다. 오랜 세월 수고한 만큼 퇴직 후에는 여유롭게 쉴 만도 하지만 그는 교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사람이기에 퇴직 후에도 교사로서의 사명을 다하고 싶었다. 그래서 어린이들을 위한 교통안전지킴이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듯이 한 번 선생님은 영원한 선생님입니다. 은퇴는 했지만 영원히 아이들 곁에 스승이자 교사로 남고 싶어서 이 봉사를 계속하고 있어요!”
      조동수 씨는 이렇게 말하며 웃는다. 그가 교통안전지킴이 봉사를 시작한 것은 은퇴 이후가 아니라, 현직 교사 시절부터였다. 현직 교사로 25년 동안 건널목을 지켰으며 교장으로 재직 중인 4년, 그리고 퇴직 후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이들을 교통사고의 위험에서 지키기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 공주 신월초등학교는 큰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맘놓고 다니기에는 조금 위험한 환경이에요. 그래서 우리 제자들의 안전은 나부터 지켜 주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일찌감치 교통안전지킴이 봉사를 시작했지요.”
      요즘에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사회적으로 높아졌지만 36년 전인 그 시절에는 안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동수 씨는 일찌감치 교통안전지킴이 봉사를 시작한 것이다.
      “건너편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특히 신경을 많이 씁니다. 도로가 워낙 크니까요. 가끔 속도를 내는 차들 때문에 종종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기도 하죠. 그래서 건널목 앞에 서서 차로를 오가는 운전자들을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넵니다!”
      그가 건널목 앞에 서서 운전자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바로 학교를 등교하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것. 그것을 위해 운전자들에게 무언의 부탁을 건넨다. 그의 인사는 “초등학생들이 건널목을 건너고 있어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조금만 더 천천히 운행해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등교하는 아이들의 안전을 보다 확실하게 지키기 위해 조동수 씨가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처음 조동수 씨가 차량 운전자들에게 인사를 건넬 때는 모두가 그를 이상하게 여겼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신월초등학교 앞을 지나는 차량 운전자들이면 누구나 조동수 씨를 알아본다. 심지어 눈인사를 건넬 정도로 친밀한 관계가 된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봉사의 세월이 쌓이니 이심전심으로 말하지 않아도 그 사랑의 마음이 전해진 것이다.
      교통안전지도에 긴장을 풀고 싶을 때도 있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단다. 왜냐하면 그가 길에 서서 교통지도를 하고 있는데도 막 지나가는 차들이 많기 때문이다. 진짜 사고가 날 뻔한 아이들을 구한 적도 종종 있다. 그러니 하루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가 도로에 서서 지나가는 차들의 운전석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것도 아이들의 안전에 신경을 써달라는 간청이나 마찬가지이다.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잘 지켜야 아이들이 안전하니까 운전자님들에게 부탁하는 것”이란다.
      “평소에는 7시 30분이면 출근해요. 하지만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근하죠. 왜냐하면 아이들이 교통사고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에요.”
      신월초등학교의 아침을 누구보다 먼저 밝히는 조동수 씨. 특히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더 신경을 쓰고 일찍 나온다고 하니 그의 사전에는 은퇴란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다.


    <돼지 장학금>으로
    제자들을 양성


      조동수 교장선생의 제자 사랑은 교통안전지킴이를 넘어 더 많은 아이들을 돌보는 것으로 이어졌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있는 제자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이끌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돼지 장학금’이다. 돼지 장학금은 돼지 한 마리를 키워 장에 내다 판 돈으로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이었다.
      “한 번은 6학년을 마치고 중학교 진학을 해야 하는 제자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제자의 가정은 가난해서 중학교를 다닐 상황이 못 되었죠. 그래서 돼지장학금을 수여했어요. 가난 때문에 배움이 끊기는 것처럼 가슴 아픈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그 학생은 학업 과정을 잘 마치고 경기 소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교통안전지도 중인 조동수 씨

      그 제자는 그 때의 일을 이렇게 회상한다.
      “졸업식 날이었어요. 조동수 선생님은 사전이나 다른 상품 대신 3천 원을 상장과 부상으로 주셨어요. 전 중학교 진학을 바로 하지는 못했지만 그 때 선생님께서 주신 돼지 장학금으로 인해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나도 선생님처럼 훌륭한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악이 악을 낳고 선이 선을 낳는다. 조동수 씨의 선행이 한 제자의 삶의 지표가 되어 또 한 명의 아름다운 교사를 탄생시키게 된 셈이니 말이다.
      이처럼 조동수 씨의 봉사는 제자들에게 긍정적인 본이 되고 있다.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조동수 씨의 봉사를 기억하며 참다운 스승의 상을 가슴에 간직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가 봉사한 세월만큼 긴 30여년의 세월 동안 인연을 이어오는 제자도 있다. 80년대에 졸업한 한 학생은 이렇게 말한다.
      “수십 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시는 게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추운 날에는 좀 쉬시라 해도 하루도 빠지지 않으시더라고요. 선생님을 뵐 때면 저도 선생님처럼 감사하고 베풀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곤 합니다.”
      돼지장학금뿐만 아니라 조동수 씨의 눈은 일상 속에서 늘 제자들의 형편을 살피느라 분주하다. 형편이 어려운 제자가 있으면 연필이나 공책을 사주거나 자식처럼 관심을 가지고 살갑게 대해주곤 했다.
      “30대 때 특수학급을 맡기 위해 퇴근 후 시간에 공부를 해서 특수교사 자격증을 땄어요. 또 안타까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많아서 잔칫집에 갈 때면 맛있는 잔치 음식을 따로 싸 두었다가 갖다 주곤 했죠. 저는 정말 아이들에게 그런 말 해주고 싶었어요. 사랑한다고 말입니다. 아이들은 그 말을 항상 들으면서 자라야 합니다. 그게 교육이죠.”
      조동수 씨는 끊임없이 사랑을 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믿음을 삶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매일 아침이면 도로에 서는 것이다.
      이처럼 제자 사랑에 여념이 없는 조동수 씨에게 학생들이 붙여준 별명이 있다. 바로 ‘상수리 선생님’이라는 별명이다. 한때 아이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하게 되었는데, 그가 얼마나 신이 나서 잘 뛰어다녔는지 아이들이 상수리 열매처럼 잘 굴러다닌다면서 그런 별명을 붙여 주었다. 조동수 씨는 늘 아이들과 함께하는 선생님이다. 제자가 어려울 때도 함께 하며, 제자와 놀 때도 함께 놀며, 제자가 넓은 차로를 건널 때도 함께 하는 선생님이다.
      “그 동안의 봉사는 제가 한 것 같지만 사실 아내의 내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아침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밥상을 차려 주는 아내에게 늘 고마운 마음입니다.”
      재직 중에만 교사가 아니라 퇴직 후에도, 평생에 걸쳐 제자 사랑을 실천해 가는 조동수 씨. 그가 계속해서 아이들을 위해 계속 봉사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시들지 않은 제자 사랑이 있는 덕분이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를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아내의 사랑도 힘이 컸다. 서로 돕고 감사하는 삶이 봉사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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