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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작은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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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이주여성쉼터의 든든한 지킴이 - 이경민 영웅
  • 등록일
    2017.04.04 15:57:17
  • 내용
    이주여성들의 아픔을 내 일처럼

     
     
    한국사회의 한켠에서 남모르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주여성들을 모른 척하지 않고 내 일처럼 관심을 갖고 실질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는 이경민 씨.
    그는 인천광역시 중부경찰서 외사계 팀장(경위)으로서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이주여성들을 도움으로써 인정이 살아 있는 따듯한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주여성들을 지키는
    경찰 아저씨


      “막 태어난 우리 아기는 한국에 체류할 수 없대요. 도와주세요.”
      “남편이 저를 죽이려고 해요. 도와주세요.”
      “암에 걸린 것 같은데, 검사비가 없어요.”
      하나라도 힘들 것 같은데 여러 개의 SOS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다. 인천광역시 동구에 있는 이주여성쉼터 울랄라(이하 쉼터)에서는 이러한 호소가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된다. 이곳 쉼터는 남편으로부터 가정폭력 피해를 입은 외국인 여성들을 보호하는 시설로서 피해여성들의 생활(의식주) 및 법률, 의료, 교육, 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해여성들의 모든 필요를 속속들이 다 채워주기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이경민 씨와 쉼터 사람들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 있는 피해여성들의 사정을 모른 척하지 않고 도움의 손길을 베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인천광역시 중부경찰서 외사계 팀장(경위)으로 일하고 있는 이경민 씨다.
      “이 곳 쉼터에 오는 여성들 대부분은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고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오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생활하는 동안에도 그분들은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경제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신체건강이나 정서상의 문제도 있고, 법률적인 도움도 많이 필요합니다.”
      쉼터에 들어온 여성들은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1년이 넘도록 이곳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돌봐야 하는 어린아이도 있고, 몸이 아픈 경우도 있고, 이혼을 하려고 해도 절차를 모르는 등 어려운 상황이 많다. 그런 이주여성들의 눈물과 아픔을 이경민 씨는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도와주고 있다. 업무상의 연관성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과 가깝게 지내던 중, 이주여성을 한 번 두 번 돕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아예 생활이 되어 버렸다. 지역사회의 시민을 지키는 것이 경찰의 임무라면 이주여성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 또한 넓은 의미에서 경찰의 임무가 아니겠냐고 그는 말한다.


    베트남 여성의
    아이를 지켜주다


      한 번은 갓 태어난 신생아와 생이별을 할 뻔한 위기에 처한 베트남 여성을 도와준 적이 있었다. 그 여성은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겨우 벗어나 쉼터에서 생활하면서 힘들게 이혼절차를 밟았다. 그리고 남편과 이혼하고 나서 바로 출산을 하게 되었는데, 때마침 체류기간이 만료되어 체류연장 신청을 해야 하는데 문제가 생긴 것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쉼터 복지사는 이렇게 회상한다.
      “베트남 여성인 엄마는 체류기간이 연장이 되는데 문제는 아기였어요. 출입국 관리 사무소에서는 아기가 한국 아빠의 아기인 것을 증명해야 된다는 거였어요.
      저희로서도 도저히 어떻게 도와 줄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때 저희를 늘 도와주셨던 이경민 경위님께 부탁을 드렸는데 그 분이 흔쾌히 발 벗고 나서주셨어요.”
      이경민 씨는 그 베트남 여성의 안타까운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쉼터복지사와 이경민 씨   쉼터 관계자들

    알아보니 상당히 까다로운 경우였다. 베트남 여성의 체류기간 연장은 행정절차만 밟으면 가능했는데, 아기의 경우는 달랐기 때문이다. 아기가 한국 남편으로부터 낳은 친자라는 확인이 필요했던 것이다.
      “어렵게 수소문해서 남편을 찾아서 유전자 검사를 부탁했어요. 그런데 이 아기의 엄마, 아빠가 얼마나 가난했던지 유전자 검사비 80만 원이 없던 거예요. 검사를 하지 못하면 아기와 엄마가 생이별을 해야 할 판이었죠. 그래서 여러 모로 수소문 한 끝에 40%를 감면받게 했습니다. 그래도 돈이 모자라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 보안과 과장님께 부탁을 해서 보안협력단체로부터 나머지 모자란 돈을 후원 받아 유전자 검사를 받도록 하였습니다.”
      이렇게 애를 쓴 결과 베트남 여성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었다.


    이주여성들의
    친정 오빠


      법률적인 문제 외에도 이경민 씨는 쉼터 이주여성들의 건강은 물론 이런저런 생활 속의 일들도 도움을 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번은 쉼터에서 생활하던 캄보디아 여성의 건강이 눈에 띄게 악화되었다. 갑상선암이 의심되었지만 검사를 받아볼 돈도 없었고, 쉼터에서도 암 검사를 대행해 줄 여건이 되지 못했다.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이경민 씨와 쉼터 여성들

      “몸의 질병도 질병이지만 정신적으로도 무척 쇠약해져 있었습니다. 폭력을 당한 트라우마와 질병의 공포 때문에 하루하루 불안에 떨었죠. 그것을 보고 알고 지내던 백병원 부원장님께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쉼터와 백병원은 MOU 체결을 맺게 되었고 이주여성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캄보디아 여성도 갑상선암 검사를 받았고 음성이라는 판정을 받게 됨으로써 질병의 공포에서 벗어나 안정을 취할 수 있었다. 쉼터 복지사는 이렇게 말한다.
      “이경민 경위님은 쉼터에서 저희들이 할 수 없는 일을 늘 대신해 주세요. 최근에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차량지원까지 해주셨습니다. 사실 차량 지원이 없으면 저희는 움직이지 못할 상황이었거든요.”
      이처럼 이경민 씨는 법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경제적인 부분이나 건강까지 섬세하게 챙기며 이주여성분들의 친정 오빠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때론 이주여성들의 어린애들에게 줄 간식이나 장난감을 사들고 가서 놀아주기도 한다.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에 상처받고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또 상처받은 이주여성들을 돕는 그의 손길이 우리 사회에 아직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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