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도산의 위기 속에서 봉사를 시작했다가 사업도 일으키고 봉사의 참 의미도 배운 CEO가 있다. 바로 김윤기 씨. 전기안전관리 회사의 경영자로서 전문성을 살려 무료 전기안전점검을 10년째 해오고 있는 그는, 봉사를 통해 인생도 배우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보람도 배웠다고 말한다.
파산의 위기에서
시작한 봉사
2005년 김윤기 씨는 직원 5명과 함께 전기안전관리회사를 설립하였다. 하지만 꿈을 안고 시작한 회사는 얼마 가지 않아 경영난에 부딪쳤다. 직원들 월급 주는 것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그는 인근 지역의 공공기관과 경로당, 양로원 등을 돌며 전기안전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영업에 나섰다. 하지만 그마저도 녹록치 않았다. 결국 그에게 남은 것은 빚과 대출 이자뿐이었다.
“사업이 위기를 맞이하자 절망에 빠졌어요. 그런데 그대로 절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지고 있는 시설과 기술을 묵혀 두는 건 더 깊은 절망에 빠져드는 일인 것 같았어요. 그때 영업을 위해 찾아 다녔던 양로원, 경로당 등이 떠올랐어요.”
안전점검을 받아야 할 곳들이 꽤 있었던 게 기억이 났다. 그는 점검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 무료로 전기안전점검을 해 주었다. 하지만 그곳의 반응은 예상외로 냉담했다.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영업을 하러 왔던 젊은 사장이 무료로 전기안전점검을 해준다니 이상하게 여기고 거리를 두었어요. 동사무소나 공공기관 직원분들도 제가 무료로 안전점검을 해 준다는 말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더라고요.”
하지만 김윤기 씨는 따가운 눈초리에도 그의 무료봉사를 꾸준히 이어갔다. 그러자 사람들의 마음도 조금씩 열렸다. 김윤기 씨가 하는 봉사의 진정성을 알아주게 된 것이다. 김윤기 씨는 그때를 이렇게 회고한다.
“젊은 사장인 제가 왜 무료로 전기안전점검을 하게 되었는지 제 사업과 인생 이야기를 털어 놓으면, 어르신들은 저에게 인생의 교훈과 격려, 위로를 들려주셨죠. 참 가슴이 따뜻해지는 치유의 시간이었습니다.”
그의 진정성 있는 봉사의 덕이었을까? 회사는 서서히 영업이익을 내게 되었고 밀렸던 직원들의 월급도 줄 수 있는 상황으로 반전되기 시작했다. 그때 시작한 김윤기 씨의 봉사는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2.500여회의 전기 무료 안전점검을 해드렸으며 150여회의 긴급출동과, 58여개의 주택 노후전기시설물 개선공사를 무료로 한 바 있다.
공정한 사회
만드는 봉사
무료 전기안전점검으로 시작한 김윤기 씨의 봉사는 점점 다양해졌다. 어느 날 김윤기 씨는 전기점검을 하려 들렀던 안양교도소로부터 특별한 제안을 받았다.
보호관찰소 특별범죄 예방위원으로 활동해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이었다. 흔쾌히 허락을 한 그는 예방위원으로 위촉되어 교정시설(안양교도소, 수원구치소, 수원보호관찰소) 만기 출소를 앞둔 제소자와 보호관찰 대상 청소년들의 정기적인 상담과 후원을 맡고 있다. 또한 학부모와의 소통을 통해 출소한 청소년들이 사회 및 학교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지역사회 통합과 화합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편 2014년에는 수원 서부경찰서 보안협력위원회에 가입하여 북한이탈주민의 집을 찾아가 남한 사회 적응에 필요한 상식을 알려주는 등 생활필수품을 전달하는 봉사도 함께 하고 있다. 봉사와 나눔이 그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준 징검다리였기에, 그도 누군가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징검다리가 되기 위해 묵묵히 제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