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는 소방관이 마술을 한다고?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는 소방관이 있다.
소방안전교육에 마술을 곁들여 많은 이들에게 효과적인 안전교육을 하는 김성철 씨 이야기다. 그는 마술과 함께 소방교육을 해서 시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이웃에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한달음에 달려가는 참 소방관이다.
소방교육을
마술과 함께
광주광역시 동부소방서 ‘대인 119 안전 센터장’인 김성철 씨는 평범한 소방관이 아니다. 화재 진압만 하기도 바쁘고 피곤한 일상일 텐데 시민들의 안전의식을 위해 소방 교육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틈만 나면 광주 서구에 소재한 ‘품앗이 노인복지센터’에 소방안전교육 봉사를 다닌다. 그런데 그의 소방교육 봉사는 남다른 재미가 있다. 마술쇼를 볼 수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소방 인형탈을 쓰고 마술을 선보이면 어르신들이 어린애들처럼 즐거워하세요. 저 역시 부모님 같은 어르신들과 어울려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생활의 활력도 생기고요.”
그가 이렇게 소방교육에 마술쇼를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2012년 광주 화정교회 노인대학에서 1시간 동안의 소방교육을 요청해 왔을 때였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소방안전교육이 처음이다 보니 지루하게 들리지는 않을까 등 여러
가지 고민이 되었다. 그러던 중 평소 알고 지낸 동료가 마술을 전문적으로 배워 동료 소방관들에게 선보였을 때 호응이 좋았던 일이 생각이 났다. 곧바로 그 동료를 찾아가 몇 가지 마술을 배워 소방교육에 접목해 보았다.
“소방안전교육에 마술을 접목하니까 호응이 굉장히 컸어요. 집중하는 시간이 다소 짧은 어르신에게 훨씬 효과적으로 안전교육을 할 수 있었죠.”
그 일을 계기로 김성철 씨는 소방서를 방문하는 유치원, 노인복지관, 사랑의 쉼터 분들을 대상으로 마술을 접목한 소방교육을 70여회, 2100여명에게 강의하였다. 마술쇼를 겸한 소방안전교육을 통해 화재 위험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해비타트를
본받아
김성철 씨가 봉사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도배 일이었다. 1989년 소방관으로 재직 중일 때 우연한 기회에 도배기술을 배웠는데, 당시 배운 도배 기술이 자연스럽게 봉사로 이어진 것이다.
“2001년 전남 담양에는 손자와 함께 사는 시력을 잃으신 할머니가 있었어요. 할머니 집은 이미 낡아서 도배가 다 찢겨져 있었죠. 그 이야기를 듣고 달려가 도배와 장판을 새로 깔아드린 게 첫 인연이 되었어요.”
김성철 씨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의 집 60여 군데를 아름답게 가꾸어 주었다.
“집이 없는 이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처럼 집을 새로 지어주지는 못하지만 집을 깨끗하게 새로 단장해 드리자! 그것이 제 소망이었어요. 그것은 화재로부터 시민의 집을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방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윌드비전’에서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 운영하는 ‘사랑의 도시락 나눔의 집’ 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비번인 날에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의 집으로 사랑의 도시락을 직접 배달하는 것이다.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에서부터 시민들을 도울 일이 생기면 수고를 아끼지 않고 달려가는 봉사자의 역할까지, 김성철 씨는 참 소방관의 사명을 오늘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