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마치지 못한 봉사를 이어가는 아들이 있다. 몸이 불편해진 어머니를 대신해서 아들이 이어가는 것이다. 바로 나눔 군인이자 효도 군인인 황성현 씨는 휴가를 받으면 봉사의 현장으로 달려간다. 그의 봉사를 자랑스러워하는 어머
니가 하루 속히 일어나기를 기도하면서. 그에게 봉사는 효도이다.
대를 이어가는
나눔과 봉사
2016년 겨울 만큼 추운 겨울이 있었을까. 매서운 추위와 유난히 심했던 폭설로 웬만한 골목길에는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그런데 그 한파 속에서 가파른 골목과 눈길을 마다하지 않고 줄지어 서서 연탄을 나르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30사단 공병대대 장병들이다. 그들은 체육대회 먹거리 장터에서 얻은 수익금으로 지역 어르신들의 겨울나기를 위한 쌀, 라면, 연탄 등을 나르며 뜨거운 구슬땀을 흘렸다.
이렇게 뜨거운 땀을 함께 흘렸던 병사 중 한 명인 황성현 씨. 부소대장이자 중사인 그는 매년 거르지 않고 어김없이 저소득층 가정과 독거노인들에게 봉사의 손길을 나눈다. 2011년 1월부터 현재까지 약 6년(연간 7~8회) 동안 매회 연탄 200장, 쌀 1~2포씩을 고양시 일대에 거주하는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기도 했다.
특히 주말과 휴가를 활용하여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를 하고 있다. 그가 군인들에게 가장 소중하다는 휴가를 반납하기까지 봉사에 열심을 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있어서겠지만, 그의 봉사를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어머니가 봉사를 하는 것을 늘 보면서 자랐어요. 어머니는 고양시 일대에서 저소득층 가정과 독거노인들을 일일이 가가호호 방문하여 봉사를 하셨죠. 그런데 몇 해 전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져서, 몸의 한 쪽을 더이상 쓸 수 없게 되었어요. 어머니가 못 다한 봉사, 제가 이어가는 게 효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성현 씨는 어머니가 다니던 그 봉사처를 자신이 그대로 이어받아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부대는 경기도 남쪽에 있는데, 그가 봉사하는 곳은 경기도 북쪽에 위치한 고양시 일대이다. 어림잡아도 100㎞도 더 떨어져 있다. 하지만 그 먼 거리를 마다 않고 어머니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효자 군인’이다.
동료들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
황성현 씨는 부대 내에서의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2달에 1번꼴로 방문하는 ‘다사랑 요양원’ 봉사에 그는 빠짐없이 동참한다. 부대원들이 그 곳 ‘다사랑 요양원’에서 하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탁봉사이다.
빨래하는 일이야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세탁봉사는 만만치가 않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빨래에는 대부분 대소변과 같은 분비물이 많이 묻어있거든요. 그래서 세탁기를 사용하기 전에 손으로 그러한 분비물을 잘 털어내야 합니다. 아무리 군인이라지만 비위가 약한 친구들은 헛구역질을 하다가 그만 두는 사람도 많아요.”
황성현 씨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단다. 오히려 쉽게 할 수 있는 봉사라면 어떻게 귀한 일이 될 수 있겠냐고 그는 말한다. 직접 내 손으로 내 시간을 쓰고 내 몸을 움직이는 수고로움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을 때 진정한 봉사라는 것이다. 그래서 동료들과 서로 독려하며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고를 아끼지 않고 어르신들의 삶을 돌아보는 황성현 씨는 삶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나눔 군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