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귀농하여 농사를 지으면서 16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불우이웃을 위해 농사 수확물을 기탁해 온 임형노 씨. 그는 부인과 함께 농촌마을에서 나눔과 귀농의 인생 2막을 멋지게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마을 이장으로서 헌신적으로 노력하여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멋쟁이 이장으로 통한다.
나눔을 실천하는
기부천사
해마다 겨울이면 화순군을 따뜻하게 데우는 기부천사가 있다. 밭에서 직접 재배한 쌀이며 고구마 등을 기탁하는 임형노 씨 이야기다. 지난 2015년 연말에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그가 직접 재배해서 수확한 친환경 쌀20㎏ 42가마(840㎏)와 고구마 20㎏ 60가마(1,200㎏)를 기탁했다. 그가 기탁한 농산물은 이양면 관내 경로당 42곳과 독거노인, 장애인, 국민기초수급자 분들에게 전달되었다.
이렇게 소리 없는 기탁으로 외롭고 춥게 지내는 불우이웃들에게 온정을 전하는 선행을 해온 지가 벌써 16년째.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해온 선행이어도 오랜 세월이 쌓이다 보니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고 말았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알려지자 이번에는 그가 재배한 농산물이 아니라 그의 이야기가 지역 사회를 훈훈하게 데우고 있다.
“사실 저는 어릴 때 너무 먹을 것이 없고 가난해서 항상 굶주렸어요. 그러다 보니 굶주리는 고통이 얼마나 힘들고 쓸쓸한 것인지 일찌감치 알아버렸죠. 그래서 주변에 먹을 게 없어서 서러운 사람이 있으면 뭐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나 봐요.”
임형노 씨는 어릴 때 가난한 시절을 보낸 것이 기탁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사실 그는 16년 전 이곳 전라남도 화순군 이양면으로 내려온 귀농인이다. 도시 생활을 접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남모르는 기탁을해온 지가 16년째이니, 그는 고향에 돌아오자마자 농사를 시작해서 그 수확물을 기탁해 온 셈이다.
우리들의
멋쟁이 이장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임형노 씨는 자신의 기탁 선행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부인하고만 함께 해 왔다. 같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조차 임형노 씨를 그냥 고향으로 귀농한 농부로만 알아왔다.
그러나 그의 선행이 알려지자 마을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평소에 마을 사람들 일이라면 수고를 아끼지 않던 멋쟁이 이장님이 남 모르게 선행까지 해왔다고 하니 마을사람들의 마음이 더욱 감동을 받은 까닭이다.
“우리 임형노 이장은 진짜 멋쟁이 이장입니다. 멋만 내는 그런 멋쟁이 말고요. 사는 멋을 아는 이장님이에요. 외모도 멋있지만 그가 하는 일이 더 멋있어요. 마을 일도 헌신적으로 해서 남다르다 했는데 16년 동안 기탁까지 해왔다니, 진짜 요즘 보기 드문 사람입니다.”
마을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임형노 씨는 마을 일에 헌신적이고 지역발전 및 화합을 위해 솔선수범한다. 주민 불만, 집단 민원 등이 있을 때는 의견을 모아 면사무소에 전달하고 그것을 이행하고 중재하는 일에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자기 혼자 결정하기보다는 항상 마을 어르신, 주민들에게 의견을 묻곤 한다. 앞장서서 기부, 기증하며 마을 사람들도 그를 따르게 하는 ‘선행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이젠 임형노 이장이 하는 일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주민들이 믿을 정도가 되었다.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것이다.
마을 일이면 마을 일, 나눔이면 나눔,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 임형노 씨는 마을을 살 맛 나게 하고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기부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