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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아빠·엄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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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일반인 수상작] 아버지, 청춘으로 노년이 아름답게 물들다 - 김정옥
  • 등록일
    2016.10.12 16:27:29
  • 작성자
    홍보부
  • 조회수
    354
  • 내용
    아버지, 청춘으로
    노년이 아름답게 물들다.

     

    김 정 옥
    경기도 성남시

     

    나는 작가가 되면서 조금씩 여러 부류 층에 인생과 생각을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에 각색하고 접목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세계와 남이 가보지 못한 상상력의 세계, 또한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성과 생각의 너머에까지 가게 되면서 세대 간의 통합과 단결, 도모에 대한 일을 나의 사명으로 알고 열심히 해왔다. 나는 또한 노인들의 일상 속에서의 모습과 노인들의 과거의 인생이 되어준 젊은 날의 초상과 추억들에 대해 듣고 그것들을 이야기 화하는 일들을 맡고 있다.
    요즘 노인 인구가 날로 늘어가면서 노인이 사회의 화두 중심에 서고 있다.
    시대가 바뀌는 만큼 사회적 이슈와 문제를 보는 시야도 달라져 요즘 사회의 중심에 서 있고 가장 문제의 중심에 있는 화두는 노인이다. 그만큼 사회기술의 발달로 인해 노인의 수명이 연장되고, 또한 노인들의 사회적 욕구가 충돌하면서 노인의 삶의 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노인들을 보는 사회적 기준도 많이 변화됐다. 그만큼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까지 변화시키는 것이 바로 노인세대인 것 같았다.

      옛날 노인들의 이상형은 존경받는 중심의 세대로 점잖은 모습으로 웃어른의 자리를 지키고 세대를 통합하고 균형을 잡아야 하는 중심에 있었다면 지금의 노인상은 사회적 독립과 일을 통한 자기완성과 발전을 위한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칼럼과 각종 노인을 중심에 둔 글들을 다루어 갈 때도 단연 노인들은 초라하고 볼일 없어진 노인상, 거기에 사회적 동정을 받고, 보살핌을 받는 노인상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엮어주길 바라지 않는다. 보다 활력 있고 깊이 있는 삶의 질과 생활상, 젊은 날의 모습과 함께 역동하는 노인상, 날로 젊어지고 젊은 생각과 감각을 지닌 노인상으로 자신의 모습을 엮어가길 바라며 자신의 지금 처해 있는 상황에서 국가적으로 연금이나 대우를 해주는 노인상이 아닌 국가적으로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알선과 함께 다양한 직업을 통해 자기 삶에 대한 욕구와 충만한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일면의 모습이 가치관뿐만 아니라 노인의 의상에도 나타나 이젠 노인들은 단아한 머리와 정장 슈트 같은 복장을 통해 날로 젊은 모습을 표출해 내면서 자신들이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진 사람들이 아닌 사회의 중심에서 시대를 이끌어가는 화두에 서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화두에 글을 올릴 때나 이야깃거리로 다룰 때는 농경사회 속에 희생하고 아름다운 노인을 희화해 내는 것보다 박진감 있고 역동적이고 활력있는 노인상을 그려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나는 노인을 기반으로 하는 동화를 쓰고 있었다.

      어떤 공모전이 있어서 거기에 적합한 이야기를 찾던 중에 노인에 관한 이야기와 스토리텔링을 쓰던 참이었다. 아버지는 단연 그 젊은 날의 주인공이길 바랐다.
    나는 그 과제를 도출해내기 위해 아버지의 본능을 미리 알 필요가 있었다.
    내가 서보지 못하고 가보지 못한 아버지 세대, 여든 셋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생각과 불혹의 나이에 있는 나의 본능의 차이는 무얼까? 나는 내심 궁금했었다.
    나는 젊기에 늘 본능에 차있었고, 사물에 관심이 있고, 그것들을 다양한 시선으로 비추어 보고 또한 각색해내길 바랐다. 그래서 다르게 생각하고 상상의 너머에 나를 데려가기도 하면서 모든 생각과 삶을 파헤쳐보기로 했었다.
    “아버지! 어린 시절 어떤 생활을 하셨어요?”
    “응 나 어릴 때도 너희들과 똑같았지. 개구쟁이라서 막 뛰어놀다가 엄마에게 혼나기도 했고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지기도 했는데 아버지께서 노심초사하면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더라고! 아버진 언제나 우리를 얼마나 생각하셨는 지 몰라. 어머니는 음식 솜씨가 얼마나 좋으셨는지 몰라. 명절이면 손수 떡가래를 뽑으시고 반찬 솜씨도 얼마나 좋으셨는지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상에 올리셨는데 그때 함경도는 산악지대라서 산에서 나는 산나물들이 있었는데 그것으로 요리를 다양하게 만들어내는 솜씨가 수준급이었지“
    아버지는 젊은 날을 회상하시는 듯 상념의 주마등을 따라 잠시 생각을 더듬어 나가셨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좋았던 시기가 바로 군대 시절인 것 같아. 그때 내가 무기 보급반에 있었는데 그때는 얼마나 일도 많고, 내 역할이 많았는지 건강해서 돌도 씹어 먹을 시절이니 또 자고 일어나면 몸이 가뿐하고 아무리 일해도 피곤한 줄 몰랐지”
    아버지는 젊은 날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회귀적 본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따스한 보살핌과 관심을 받던 어린 시절, 또한 건강했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그때의 젊음을 누리고 싶었던 것이다.
    “나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치는 컴퓨터도 한번 배워보고 싶고 또 직장도 얻고 싶은데 우리 나이를 어디서 받아주는 데도 없어! 지금이라도 건강해서 일할 수 있을 텐데도”

      여든 셋인 지금 아버진 혼자 독립을 하고 싶어 하셨다. 컴퓨터도 배워보고 싶어 했고 또한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한계에도 도전해보고 싶어 했다. 아버진 열심히 한자를 적고 계셨다. 한글 서당에 다니면서 꾸준히 한자를 익혔다는 아버지는 칠십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많은 한자를 쓰실 수 있고 기억할 수 있으실 만큼 정신이 좋으셨다. 젊은 나보다 학식도 풍부하시고 또한 세상을 보는 지혜도 넓으시고 뉴스나 시사를 보는 관점도 훨씬 앞서 있었다. 정치적 이슈와 화두의 중심을 보는 눈과 깊이도 상당하시고 지금의 젊은이들의 안목과 관점보다 뚜렷이 앞서있을 만큼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에 박식하셨다.
    나는 아버지의 능력을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과소평가했었다.
    “아버지가 나이가 드셔서 뭘 아셔요? 아버지 이젠 쉬셔요”
    “아버지도 아세요?”등 아버지의 능력에 부정하는 말들만 늘어놓았으며 아버지께서 조금이라도 무엇엔가 관심을 보일 때면 나는 아버지 나이가 있으신데 뭘 하는 부정적 언어로 아버지의 본능을 견제했었다. 거기엔 아버지가 나보다 더 많이 알고 능력이 있으신 것을 부정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아버지에 대한 내 열등의식이 자리하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아버진 소학교의 문턱을 겨우 밟으셨지만 나보다 더 많이 모든 것에 열려있고 풍부한 능력이 있으신 것을 안 뒤론 나는 아버지의 나이를 앞세워 아버지의 본능을 좌절시켰다. 아버진 문득 내가 쌓아놓았던 책더미에 손이 가 있었다. 돋보기안경을 쓰시고 큰소리로 뚜벅뚜벅 글들을 읽어 내려가셨다.
    “학규는 검찰청에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젊은 날의 싱싱한 모습으로 성공의 기반을 다진 학규는...”
    “아버지 그건 아버지가 읽는 소재 거리가 아니에요. 그 책이 무언지나 알고 읽으시는 거예요! 그것은 가상 판타지 소설이에요”
    “나도 안다! 나도 이런 소설을 읽으면 재미있단다! 스릴 넘치는 미스터리와 흥미진진하게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 등이 어린 날의 나의 시간을 보는 것 같아”
    아버진 상상 너머 현실 속 과거를 반추해내고 있었다. 아버진 책을 읽은 후 투박하고 거친 손마디에 연필을 끼워 뭔가 열심히 적어 내려가고 있었다.

      아버진 작가가 되어있는 나의 능력을 부러워했었고 또한 아버지 역시 예전의 어린 시절 글짓기 솜씨로 선생님의 칭찬을 받았던 적이 있다면서 자신의 역량을 글 위에 펼쳐보고 싶은지 자꾸 생각을 엮어가면서 스토리 텔링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여든 하나, 다 늙어서 스토리 텔링 작가가 되고 싶은 걸까?‘
    ‘그만큼 오랫동안 삶을 보면서 경험하고 세상 속에 내어놓으시고 싶은 말들이 많이 있는 것이겠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버지의 젊은 날의 이야기들이 빼곡히 적혀있는 아버지의 상상을 발견해냈다. 아버지 안에도 본능이 있고, 그 본능을 넘어가는 꿈과 이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버지를 단순히 여든 셋의 노인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과 야망에 차 있는 젊은 이야기꾼으로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스토리 텔링 속에선 젊은 아버지가 상상 속에서 활력 있게 일도 하시고 또 건강한 세상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오신다. 아버진 젊음을 안고 뽀빠이가 먹은 시금치처럼 세상을 향해 질주하고 꿈도 성취하고 또 야망에 찬 아이디어로 이십 대의 팔팔한 젊은이들을 이내 당황하게 한다.

      젊음보다 더 강한 에너지와 힘을 부여받은 아버지의 유전자는 어느새 노인에서 이탈해서 젊은이의 교활함과 자만심, 젊음이 삶의 가장 큰 가치인 양 도전하던 세대를 겨냥해 나가면서 노인이 세상을 지배해나가는 세상의 중심에 서게 된다.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스토리 텔링은 그래서 더욱 사회적 이슈와 문제를 제시해가면서 사람들에게 지금에 봉착한 문제들에 대한 화두와 상상력을 자극해서 새로운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나는 지금 이 시대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특히나 노인에 대한 생각들이 이젠 무너져야 한다고 본다.
    늘 격리하고 고립시키고 사회적으로 이탈한 세대, 밀려나 있는 시대가 아닌 새롭게 다가오는 시대의 주인으로 노인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노인 그 안엔 본능처럼 일렁이는 이성과 젊은 유전자 20대가 함께 섞어서 움직이고 있는 역동적인 세대의 중심에 있으므로...
    내안에서 젊은 스토리 텔링 주인공으로 각색된 아버지의 젊음의 유전자처럼 나는 아버지 노년의 현실도 건강하고 활동적으로 사회적 중심의 화두에 서 있는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만나고 싶다. 노년의 쓸쓸함을 등지고 자식들을 해바라기하면서 여생을 마무리 짓는 그런 초라한 노인이 아닌 건강하고 씩씩한 세상의 무대 속으로 달려가는 아버지의 자화상을 보고 싶다.

      여든 셋 아버지는 나의 스토리 텔링 속의 아주 큰 능력의 주인공으로 서 있었다.
    우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큰 능력과 초능력자로 변신하고 있었다.
    나는 자꾸 아버지 속에 노인의 본능과 상상을 알기 위해 아버지에게 물음표를 던진다.
    지금의 노인들이 아닌 새로운 시대 노인들의 모습을 내 생각과 상상 안에서 그려내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고정관념이 무너져 새롭게 변신하고 각색 된 새롭고 건강한 이 시대의 주인공인 노인들을 만나고 싶다.
    그래서 구석에 밀려나 있는 노인이 아닌 함께 협력하고 화합하고 상생하는 젊은 노인들이 되어 오래도록 지구를 함께 지키고 싶다.
    내가 각색한 스토리 텔링 속에서 아버지가 젊은 얼굴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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