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안전시설 타용도사용 금지 안내판 설치 확대
안전을 위해 비상구를 비워 두세요!


정부가 비상구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오래도록 펼쳐왔지만 여전히 비상구 앞에 짐을 쌓아두는 등 그 관리가 허술해서 유사시 대피에 장애가 되고 인명피해가 증가할 우려가 있었다. 국민대통합위원회는 국토교통부에 건의하여 고층건축물 아닌 일반 건축물에도 피난안전시설 타용도 사용금지에 대한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도록 법령을 개정하고 비상구 앞에 픽토그램으로써 표시함으로써 비상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도록 했다.
[제안자 : 한현순(‘15.7 제4차 국민제안 공모전 장려상)]


Before
“이전에는 비상구라고 쓰여 있어도 별로 신경을 안 썼어요. 저뿐만 아니라 이웃들도 이런 저런 짐을 내놓곤 했죠. 그러다 보니 미화 문제나 통행불편으로 이웃들끼리 실랑이 를 벌이는 일이 많아졌어요. 설마 화재가 날까 하는 안전 불감증도 있었던 것 같아요.”

After
“비상구 앞에 안내 표지와 픽토그램을 그려놓으니 확실히 그 앞에 물건을 쌓아두는 일이 줄어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우리 아파트 비상구 앞이 무척 깨끗해지고 훨씬 더 안전해졌어요. 통행 불편 때문에 옥신각신 했었는데 이젠 이웃끼리 갈등도 줄었고요.”


비상구, 안전을 위해 비워두세요!

  신도시 아파트에 거주하는 N씨는 출퇴근할 때 엘리베이터 대신 복도 끝에 있는 비상구 계단을 이용한다.
  걷기 운동 삼아 시작한 것인데 언제부터인가 비상구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짜증스러워졌다. 주민들이 비상구 계단 앞에 자전거며 박스며... 이런 저런 물건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말겠지 하며 무심코 넘겼는데 한두 사람이 그러기 시작하니 이제는 너도나도 비상구 주변을 창고로 사용하게 되었다. 집안에 두기가 복잡한 물건들을 갖고 나와 비상구 주변에 쌓아두게 된 것이다.
  “이렇게 물건을 내놓으면 어떻게 사람이 지나 다닙니까?”

  한번은 마침 퇴근을 일찍 해서 계단으로 올라오던 길에 비상구 쪽으로 자전거를 가지러 나오는 젊은 애기엄마와 마주쳐 이렇게 따진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적반하장이었다.
  “엘리베이터 두고 왜 계단으로 다녀요? 엘리베이터로 다니면 되지. 여긴 어차피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잖아요.”

  갈수록 이웃들과 갈등이 늘어가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옆 동에서 화재가 났다. 불이 났는데 그것이 옆집으로까지 번지다가 큰 화재가 된 이야기가 온 동네에 퍼졌다. 심지어 인명피해도 날 뻔했다고 한다.
  “비상구에 짐이 잔뜩 있어서 신속하게 대피를 할 수 없었다잖아. 이제서야 관리사무소에서 일제히 비상구 점검을 시작하자고 해요.”
  그제야 사람들이 N씨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았다.


비상구, 글보다 픽토그램으로 표시!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비상구의 관리에 대해 2016년 3월 국토교통부에 다음과 같이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30층 미만 건축물에도 피난안전구역, 대피공간 등에 대해 피난용도를 표시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하는 표지판 설치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신설해야 합니다.”
  비상구에 대한 공익캠페인이 이미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상생활 속에서 비상구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건물의 계단실 등 피난시설에는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단실 공간 등을 물건 적치를 위한 창고로 이용하거나, 심지어 대피 출입구를 임의 폐쇄하는 경우도 많아서 유사시 피난 통로로서 활용하지 못하는 바람에 화재 등의 재난 발생 시 피해규모가 대형화되고 인명피해가 증가하는 이유가 되고 있었다.

  특히 고층건축물(30층 이상)의 경우에는 피난안전구역, 대피공간 및 특별피난계단 등을 표시하고 동시설이 피난 용도로 사용되는 것임을 표시하여 타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안내하는 표지판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고층건축물이 아닌 건축물(30층 미만)에 대해서는 법령 제도상 안내 표지 설치 의무가 규정되어 있지 않아 재난 발생 시 피해 규모가 확대될 우려가 더욱 컸다.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22조의 2에는 고층건축물에 한해 대피
공간 등 안내 표지 설치를 규정하고 있음.
(고층건축물이란 30층 이상 또는 높이 120m 이상 건축물을 말함)


  그러므로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고층건축물이 아닌 건축물의 안전을 위해 규정 신설을 건의하게 된 것이다. 또한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안내 표지를 설치하는 것과 관련하여 한 가지 의견을 더 제시하였다.
  “문자 표지, 경고 문구보다는 시인성이 높은 픽토그램을 활용한 대피 안내 표지, 사인 설치를 검토해 주십시오!”

  픽토그램이란 그림(picture)과 전보(telegram)의 합성어로 언어를 초월해서 직감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된 그래픽 심벌을 말한다. 문구 등으로 비상구를 표시하는 것보다 훨씬 눈에 잘 띄고 심리적으로 경각심을 주는 안내방법이다.
  국토교통부에서는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제안에 공감을 표하고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공동의 지향점을 위해 국민대통합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갔다.
  국토교통부는 2016년 중 고층건축물 외의 건축물도 표지판을 설치하도록 건축법 및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 시행할 예정이다.


안전을 위해 비상구를 비워두세요!

  이번 제도 개선은 국민대통합위원회가 2015년 7월 6일 ~ 8월 28일 실시한 제4차 국민제안 공모에서 장려상을 받은 제안이다. 제안자 한현순 씨는 다음과 같이 제안 취지를 밝혔다.
  “비상구 등 피난시설을 창고 등 다른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여 비상시에 비상구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 불필요한 갈등이나 싸움 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픽토그램을 활용하면 눈에 잘 띄어 자연스럽게 비상구(계단)에 물건 등을 쌓아두지 않게될 것입니다.”

  특히 한현순 씨는 비상구에 물건을 놓아두고 통행이 불편해짐으로써 이웃간 갈등이 유발되기도 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형마트, 공공기관 등의 비상구에도 물건이 쌓여 있어 화재 시 인명사고가 크게 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였음을 지적했다.

  국토교통부와 국민대통합위원회의 협의와 제도 개선 노력을 통해 각 건물의 비상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안전을 담보하는 비상구 계단 등에 물건을 쌓아 두지 않고 제대로 관리하게 됨으로써 화재 시 신속한 대피로가 확보되고 이로 인해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비상구(계단) 통행 시 불편도 해소되고 이웃 간 갈등도 줄어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