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인 전자도서관 이용 개선
거동이 불편해도 얼마든지 도서관 이용할 수 있어요
그동안 거동이 불편해 도서관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체장애인들의 도서관 이용 편의가 개선되고 정보 접근 및 이용 격차도 해소될 전망이다. 도서관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도 회원 가입이 가능하고, 거주지 및 근무지 지역의 도서관이 아닌 타 지역의 도서관 회원 가입도 자유로워진다. 이는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국민제안 공모를 통해 나온 의견을 관련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용하여 제도개선을 추진한 결과이다.
[제안자 : 오영호(‘15.1 제3차 국민제안 공모전 우수상)]
Before
“집에서만 생활하는 터라 외출이 힘든데 책이라도 보려면 도서관 가입이 너무 힘들었어요.
회원가입을 하러 도서관에 직접 나가야 했으니까요. 지하철을 혼자 탈 수도 없으니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등 그런 번거로움 때문에 사실상 도서관 이용을 포기해 버릴 수 밖에 없었죠.”(지체장애인 A씨)
After
“이제 집에서 편안하게 모든 지역의 전자도서관을 다 이용할 수 있어요. PC로 회원가입만하면 되니까요. 거동이 불편해서 외출이 자유롭지 않아도 집에서 얼마든지 세상 돌아가는 것을 책을 통해 읽을 수 있으니까 소외감도 덜 느끼는 거 같아요.”(지체장애인 B씨)
직접 방문해야 하는 전자도서관?
서른 살 무렵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1급 지체장애인이 된 L씨. 트럭 운전수의 무책임한 난폭 운전으로 인해 사고를 당한 그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수년간의 재활치료에도 불구하고 1급의 지체장애를 입게 되었다.
운동을 즐기는 활동적인 성격이던 그가 이전과는 달리 외출도 하지 못한 채 집에만 갇혀 지내게 되자 모든 것이 우울하고 슬프게만 느껴졌다. 그런 그에게 부모님은 책이라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는게 어떻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조언을 하셨다. L씨도 부모님 말씀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 타 지역의 전자도서관에 전화문의를 해보았다. 관내에는 제대로 된 전자도서관이 없기 때문이었다.
“전자도서관을 이용하시려면 증빙서류를 가지고 직접 방문하여 회원 가입부터 먼저 하셔야 합니다. 또한, 관내에 거주지 또는 근무지가 있어야 회원 가입을 하고 이용이 가능합니다!”
“직접 방문하라고요?”
집앞 공원에도 나가기를 꺼리는데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 버스를 타고 30분이나 가야 하다니... 그런 생각이 들자 사회 전체에 대한 섭섭한 마음이 들고 심지어는 소외감마저 더 심해지는 것 같았다.
더구나 전자도서관이면 당연히 온라인상으로 회원가입도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어야 할 텐데... 방문을 통해 회원가입을 해야 하다니 앞뒤가 맞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혼자서는 집밖에 나가지도 못하는 L씨는 늙은 노모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서 슬그머니 전자도서관 이용을 포기해 버려야 했다.
전자도서관 이용이 장애로 인해 불가능해지는 상황을 경험하면서 지체장애인으로서 살아간다는 일이 맘껏 책도 보지 못할 만큼 현실 속에서 아쉬움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장애인을 위한 배려의 시작
“구립 및 시립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전자도서관의 전자책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PC로 편하게 볼 수 있도록 거주 지역 구분 없이 구립 및 시립 전자도서관에 가입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제안에 따라 국민대통합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 줄 것을 제안했다.
“방문 절차 없이 가능하도록 온라인 도서관 회원가입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도서관이 장애인등록사실 여부를 확인 인증할 수 있도록 하고 회원 가입도 온라인으로 인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장애인의 경우에는 거주지 이외의 지역에 소재하는 도서관에서 보유한 전자도서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지자체별 도서관 운용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불거진 것은 도서관 가입 시 최초 1회는 신분증을 지참하고 도서관을 방문하여 회원가입을 한 후에야 PC를 통해 인터넷으로 전자도서관에 들어가 전자책을 대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고, 관할지역 주민 또는 당해 지역에 근무지가 있는 사람에 한하여 가입이 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도서의 경우 타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를 대출할 수 있게 하는 책이음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나 전자도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그 서비스
에 제약이 많았다.
그런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는 한 번의 방문도 쉽지 않은 일인 데 더구나 관내가 아니라 타 지역의 도서관까지 간다는 것은 힘든 일이기에 장애인들의 도서관 이용에 심각한 불편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물론 책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긴 하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데다 예산문제가 있었고, 관내의 한 도서관에서 보유한 콘텐츠는 너무 빈약한데도 다른 지역 도서관을 이용하는 데 제한이 있으니 이중 삼중고를 당하고 있는 셈이었다.
국립장애인도서관
더구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 도서 대출 때마다 방문을 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는 전자도서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한데도 불구하고 제작 부수가 제한적이어서 타 지역 도서관을 이용해야 하는 필요성이 일반인에 비해 더 높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온라인 회원가입 시스템과 더불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에 한해서만이라도 지역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줄 것을 제안하게 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측에서도 국민제안을 수용하여 개선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제안에 공감하고 산하 국립중앙도서관(국립장애인도서관)을 통해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장애인들도 얼마든지 도서관 이용할 수 있도록
전자도서관 이용현황을 보면 전국 369개 도서관(도서관별 3~7천권 수준)에서 운영 중이며 저작권 보호를 위해 동시에 열람할 수 있는 이용자 수는 제한되어 있다.
통상 국립도서관 이외 공공도서관의 경우 거주민 또는 당해 지역에 근무지가 있는 사람으로 회원 가입이 제한되어 있는데, 사실 거주지에 따라 이용을 제한하는 법령은 없으나, 지자체(교육청)의 규칙이나 도서관별 운영·회원관리 규정으로 제한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지체장애인에 한해서 지역 제한 없이 자유롭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거주지 외의 도서관 이용이 편리해질 뿐만 아니라 지체장애인 증명만 있으면 자택에서 모든 지역 도서관의 전자도서 콘텐츠를 PC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제도개선은 단순히 전자도서관 이용편의 뿐만 아니라 지식정보 취약계층의 정보 격차 해소, 정보접근성 개선, 평생교육 증진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지체장애인의 안전하고 편리한 도서 이용권의 보장을 통해 소수 및 약자 계층의 권익 보호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전자도서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일반도서 이용 편의를 위해서 무료로 신청 도서를 택배로 배달해 주는 ‘책나래 서비스 가입 도서관’을 확대해 나가는 방안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하여 개선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국립장애인도서관-책나래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