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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작은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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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소외된 아이 곁을 지킨 단 한명의 친구 이지우 양
  • 등록일
    2014.12.09 14:18:48
  • 내용

    소외된 아이 곁을 지킨 단 한명의 친구
    특수학급친구를 돌봐온 이지우양

    생활 속 작은 영웅 소외된 아이 곁을 지킨 단 한명의 친구 특수학급친구를 돌봐온 이지우 양
    △생활 속 작은영웅 이지우양 ⓒ국민대통합위원회



    이지우 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특수학습반 친구들을 돌보는 역할을 꾸준히 한 선행으로
    ‘작은 영웅 10인’에 추천되었습니다. 어린 학생이지만, 자신의 의지로 소외된 친구들을 묵묵히 챙기고
    중학생이 된 지금도 특수학급반 친구들을 꾸준히 챙기고 있습니다. 소외된 친구들과 함께 다닌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소외당하면서도 편견과 상처를 가지지 않고, 누구와도 친구로 함께 지내려는 따뜻한 마음.
    이지우양은 학교 폭력이 만연된 우리 사회에 희망이 되어주는 ‘작은 영웅’입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인 이지우양은 10인의 영웅 중 가장 어린 영웅입니다. 교복을 입고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엄마와 함께 등장한 이 소녀는 난생 처음 하는 인터뷰를 앞두고 긴장했다면서도
    “있는 그대로 잘 얘기하면 될 것 같아요”라고 포부를 밝힌 당찬 10대였습니다.
    또래에게서 느낄 수 없는 의젓함과 함께 그 나이답게 천진하고 밝은 모습이 너무나 예뻤던 이지우양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소외된 아이 곁을 지킨 단 한명의 친구
     
    이지우양이 소외된 친구의 돌보미 역할을 맡게 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입니다.
    어릴 때의 기억이라 희미하지만 담임선생님이 따로 불러 한 아이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지 지우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어느 날 선생님께서 저를 불러 부탁할 게 있다고 하셨어요. 특수반 친구 한 명을 수업시간마다 챙겨줄 수 있겠냐고요.
    원래는 여러 명이 돌아가면서 해야 할 일이었는데, 하기 싫어하는 애들이 많았거든요.”



    웃고있는 이지우 양
    △엄마는 지우에게 친구를 돕는 건 당연한 일이고, 어떤 친구도 미워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산만하고 말이 많아 친구들은 물론, 선생님까지 힘들어했던 특수반 아이.
    하지만 그 아이는 유독 지우의 말만은 잘 따랐고, 지우 역시 같이 다니는 걸 싫어하거나 어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1년 내내 ‘왕따가 된 아이’에게 단 한명의 친구가 되어준 지우양은
    4, 5, 6학년이 되어서도 매번 특수학급 학생을 챙기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중학생이 되어서도 지우양은 소외된 친구들의 보호자 역할을 맡게 됩니다. 딱히 나서지도 않았는데,
    선생님들은 무리에서 벗어난 친구를 돌봐달라며 지우에게 부탁해왔습니다.
    그때마다 지우어머니가 선생님께 들었던 이유는 “지우라면 잘 해줄 것 같아서”였다고 합니다.
    이해심이 많다고는 해도 또래와 어울리고 싶은 게 당연한 중학생 아이에게 맡기기에 큰 부담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지우양은 엄마와 이야기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먼저 선생님과 상의해서 따돌림 당하는 아이의 돌보미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또래상담 프로그램을 이수한 수료증과 생활 속 작은 영웅 수상자 트로피
    △또래상담 프로그램을 이수한 수료증(좌) 생활 속 작은 영웅 수상자 트로피 (우)



    따돌림을 강요하는 아이들

    친구끼리 도와주고 서로 잘 지내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학교 내 폭력과 왕따 문화가 심각해져 이런 당연함을 말하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입니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또래문화가 강하다보니 ‘왕따’나 ‘따돌려진 친구’로 찍히면 더 피하려고 합니다.
    같이 다니면 똑같은 취급을 받기 때문입니다.
    지우 역시 소외된 친구들을 챙기고 같이 다닌다는 이유로 손가락질 당하고 왕따를 당한 적도 있었습니다.
     

    “저한테 같이 다니는 친구 욕을 하는 애들이 있었어요.
    ‘쟤 머리에 이 있다. 더러운데 왜 같이 다니느냐?’면서 발로 툭툭 차더라고요.
    그때는 조금 무섭기도 하고 기분이 되게 곤란했어요(웃음).
    같이 다니면 좋은 애인데, 왜 저렇게 싫어하는지 이해가 안 갔어요."
     

    할머니와 엄마까지 걱정할 정도로 지우에 대한 왕따가 심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팀으로 같이 하는 수업에서조차 소외되었고, 어느 순간에는 친구들이 없어 혼자 다녀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지우에게도 갈등이 생겼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친구를 데리러 가는 게 귀찮기도 하고,
    특수반 아이들을 일부러 멀리하고 싶어질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지우양은 마음 한구석이 오히려 불편했다고 합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친구들이 저를 믿고 자기의 속마음을 이야기 해 줄 때 기분이 정말 좋아요. 귀찮다는 마음보다 그런 좋은 기억이 훨씬 더 많아요.
    △생활 속 작은영웅 이지우양 ⓒ국민대통합위원회



    “나를 필요로 하는 친구들이 저를 믿고 자기의 속마음을 이야기 해 줄 때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귀찮거나 싫다는 마음보다 그 때의 좋은 기분이 훨씬 크거든요.” 


    이런 시행착오 끝에 올해 들어서는 지우도 혼자가 아니라 단짝 친구들과 함께 돌보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학년에 들어와 친해진 친구에게 ‘도우미를 하면 선생님이 봉사시간을 따로 준다’며 설득했고,
    새로운 친구와 소외된 친구의 다리 역할을 하며 셋이 함께 다니기로 한 겁니다.



    창가에 앉아 웃고있는 이지우 양
    △지금은 6~7명의 친구들이 함께 소외된 친구를 보살핀다. 돌보미 역할이 더 즐겁고, 덜 버거워졌다.



    그렇게 세 명이 된 친구들은 요즘 6~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함께 다니는 것은 물론, 팀이 되어 공부도 하고
    수학여행에서 짝을 맡아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 같이 함께 다니는 요즘,
    혼자서 할 때보다 ‘더 즐겁고 덜 버겁다는 걸’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왕따’도 하나의 성장 경험

    특별히 심적, 육체적 장애가 있는 아이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한 순간 무리에서 소외되어 혼자 남겨질 수 있습니다.
    당황스럽고 힘든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학창시절은 성장과 상처로 나뉘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소외된 친구들을 돌보다 ‘왕따’를 경험한 지우가 어떻게 그 시간을 지나왔는지 배워볼 만합니다.
     

    중학교 1학년 때, 머리끈 때문에 사소한 말다툼을 하다 친구들에게서 멀어진 지우양은 한동안 혼자 지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무서워하거나 친구들과 다시 친해지려고 조급해하는 대신
    공부를 파고들거나 수업에 집중하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솔직히 심심하기도 하고, 내가 혼자라는 걸 들킬까봐 창피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생각을 바꿔서 혼자인 시간을 즐기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서관에서 좋아하는 책을 많이 읽었어요.”
     

    지우양은 의외로 쉽게 왕따를 이겨냅니다. 수학과 과학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선생님 칭찬을 받으니,
    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가르쳐 달라며 다가왔고, 흔쾌히 공부도우미를 자처하면서 아이들과 언제 그랬냐는 듯
    어울리게 됩니다. 언제부터인가 친구들이 ‘엄마 같다’고 할 정도로, 친구들을 두루 챙기는 게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작은영웅으로 뽑혔을 때, 칭찬받는 느낌이었어요. 친구들하고 잘 지내는 건 참 당연한 일인데도 힘들 때가 있었거든요. 그 기분을 이해받는 것 같았어요.
    △생활 속 작은영웅 이지우양 ⓒ국민대통합위원회



    인터뷰를 마치며 지우양은 작은영웅이 된 소감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작은영웅으로 뽑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동안의 일들에 대해 칭찬받는 느낌이었어요.
    친구들하고 잘 지내는 건 참 당연한 일인데도 힘들 때가 있었거든요. 그 기분을 이해받는 것 같아 좋았어요.
    영웅이라는 칭호가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솔직히 기뻐요.”



    '영웅의 날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엄마 김민선 씨와 이지우 양
    △'영웅의 날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엄마 김민선씨 ⓒ국민대통합위원회

     
     
     영웅의 날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엄마
     
    엄마 앞에서 이렇게 웃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지우양은 뭐가 그리 좋은지 엄마와 이야기할 때마다
    ‘까르르’하고 크게 웃었습니다. 마치 친구와 수다를 떠는 것처럼 유쾌하기만 한데요.
    엄마 역시 지우를 호칭할 때 “이 친구가...”라고 부릅니다.
    딸을 ‘우리 애’가 아닌 ‘친구’라고 부르는 건 두 사람의 사이가 정말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지우양은 집에 와서 엄마와 할머니에게 그 날의 일들을 조잘조잘 이야기합니다.
    지우가 돌보미를 시작할 때도, 따돌림을 당하고 힘들어 할 때도, 가족 모두가 걱정하고 화도 냈습니다.
    지우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엄마는 ‘간단하고도 정확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을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다. 어떤 친구도 미워하지 말라”고 믿어주는 엄마가 있었기에,
    지우양은 일반적으로 하기 힘든 돌보미 역할을 6년째 할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최근 과학영재로 추천받아 과학고 진학을 고민하는 지우에게 엄마는 뜻밖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더 큰 배움에 대한 욕심도 있지만 지우가 극심한 경쟁구도에 들어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안 하는 것이 맞다”고 말이지요. 편견 없이 친구를 만나고 도와주는 지우가 될 수 있었던 건,
    이처럼 아이가 하기 싫어하는 일은 강요하지 않는 엄마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국민대통합위원회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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