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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작은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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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시민의 안전을 위해 변신하는 괴력의 헐크 - 김영구 역장 (지하철 숭실대입구역)
  • 등록일
    2014.12.04 11:29:35
  • 내용


    시민의 안전을 위해 변신하는 괴력의 헐크
    -지하철 숭실대입구역 김영구 역장 -

     
    생활 속 작은 영웅 시민의 안전을 위해 변신하는 괴력의 헐크 지하철 숭실대입구역 김영구 역장
    ▲ 생활 속 작은영웅 김영구 역장 ⓒ국민대통합위원회

     

    숭실대입구역 김영구 역장은 많은 이의 생명을 구한 의상자이자, 철도인의 위상을 높인 선행으로 추천을 받았습니다.
    2011년 10월, 지하철 신대방삼거리역 내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자’를 맨손으로 제압하는가 하면,
    2013년 11월에는 지하철 입구에서 갑자기 쓰러진 시민에게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를 시행해 주위의 귀감이 되었습니다.
    또한, 보상금과 포상금 일부를 불우이웃돕기에 쾌척하는 등 투철한 직업의식과 사명감으로
    생명존중과 안전문화 확산을 적극 실천하는 그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이 시대의 ‘작은 영웅’입니다

     
    “어서 오세요. 오느라 힘들었지요?”

     
    유난히 하얀 얼굴을 한 중년의 남자가 소년처럼 웃습니다.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를 하고 음료수를 내놓는 손은 조심스럽습니다.
    각 잡힌 제복을 입었지만 구수한 말투에는 친절함도 가뜩 묻어있습니다.
    이 사람이 ‘맨손으로 흉기 난동자를 제압한 괴력의 영웅’이라니, 어쩐지 좀 의아합니다.
    물론 사람에게 한 가지 모습만 있는 게 아닙니다만,
    전혀 상반된 두 개의 이미지 중 평소 모습에 가까운 건 어느 쪽일지 궁금해집니다.

     
     
    시민이 위험할 때만 변하는 남자
     
    공직에 몸을 담은 지 올해로 31년째.
    서울시에서 10년을 일한 후 경력직 사원으로 도시철도공사에 입사한 때가 94년이었습니다.
    여러 역을 거쳐 지금은 남성역과 숭실대입구역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두 개 역을 맡는 것이 벅차기도 하련만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부지런이’라 큰 어려움을 느끼진 않습니다.
    출근은 늘 30분 먼저, 역 입구부터 꼼꼼하게 둘러보며 승강장까지 내려간 후에는
    열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틈까지 일일이 손을 넣어 이물질을 꺼내는 ‘꼼꼼히’ 기질도 있습니다.
    특별히 튀거나 나서는 것은 체질상 맞지 않고, 맡은 일을 빈틈없이 해내는 것을 오히려 미덕으로 여기는 이.
    그러나 시민의 위험 앞에서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얼굴이 드러납니다.

     
    “성추행범을 잡다가 눈을 맞아 다친 적도 있고, 성 매매범을 잡아 경찰서에 넘긴 적도 있어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손해를 좀 봤죠. (웃음)”


     
     
    마이크를 잡고 방송 중인 김영구 역장
     △“지하철역무원은 책임감과 친절, 두 가지 모두를 갖춰야 하는 자리라 은근히 신경 쓰이는 게 많다”고.

     

     바른말은 해야만 하고, 민원이 들어오면 다음 날로 넘기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나서야 할 일에 곧바로 뛰어들지 않으면 찜찜하니 발 벗고 나설 수밖에요.
    이 성격 때문에 최근 수년 동안 남들은 하나도 만나기 힘든 사건을 여러 번 겪었습니다.
    그중 가장 위험한 일은 2011년 10월 아침, 흉기를 든 정신착란자를 맨손으로 제압한 사건입니다.

     

     나도 승객이었으면 바로 도망갔을 거예요. 그런데 여기는 우리 역이잖아요. 역장인 내가 최후의 보루가 돼야지요.
    △생활 속 작은영웅 김영구 역장 ⓒ국민대통합위원회

     

    역장인 내가 최후의 보루
     
    “출근해서 승강장을 둘러보는데 멀리서 비명소리가 났어요.
    바닥에는 피가 뚝뚝 떨어져 있고, 열린 전차 문으로 사람들이 소리치며 뛰쳐나오는데..... 전쟁터 같았지요.”

     
    사람들이 피신한 객차로 들어섰을 때, 눈앞에는 30cm가 족히 넘어 보이는 회칼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칼자루를 쥔 남자는 ‘자신을 해치려는 사람이 있다’며 허공에 대고 칼을 휘두르다
    이미 시민 한 명의 다리에 큰 상처까지 입혔습니다.
    경찰이 오기 전까지 다른 사상자가 나지 않도록 잡고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김영구 역장은 칼을 막아줄 안전장비도, 반격할 무기도 없이 그 앞에 서야 했습니다.

     
    “칼 든 사람 앞에 서니까 몸이 딱딱하게 굳고 숨을 못 쉬겠더라고요. 나도 승객이었으면 바로 도망갔을 거예요.
    그런데 여기는 우리 역이잖아. 내가 피하면 사람이 다칠 게 분명한데 어떻게 숨겠어요. 역장인 내가 최후의 보루가 돼야지.”

     
    정신착란증을 앓고 있던 남자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더욱 흥분해 칼을 휘둘렀습니다.
    김 역장은 남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차근차근 타이르며 3시간 같은 3분을 버텼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이렇게 할 수는 없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틈을 노려 칼을 든 손을 비튼 후 엎어치기 한 판!
    칼자루가 괴한의 손에서 떨어져 나가고 시민들이 달려와 괴한을 붙잡았습니다.

     

    용기가 아니라 책임입니다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용기가 아니라 책임감이었을 거예요.
    제압하는 과정에서 다리를 찔려 병원에 실려 갔는데 혈압이 210이나 됐다더군요.”


    어떤 영웅은 자신도 모르게 큰일을 해냅니다.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본인도 모릅니다.
    김영구 역장도 마찬가지. ‘내가 책임져야 할 자리’라고 생각했던 그 마음은 괴한의 칼보다 강했습니다.
    특별히 올해, 우리나라는 제 자리를 지키지 않은 어른들 때문에 꽃 같은 아이들을 많이 잃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는 게 쉽지 않음을 알기에, 김영구 역장이 보여준 책임감은 깊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스크린도어 안전점검 중인 김영구 역장
     △스크린도어 오작동으로 승객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이물질이 끼지는 않았는지 수시로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

     

     뒤늦게 알려진 영웅담
     
    어쩌면 지하철 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건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김영구 역장 개인에게는 오랜 후유증을 남겼습니다.
    사건 이후 한 달 동안 칼에 맞는 꿈을 꿀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몰려드는 취재진을 피하는 것도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때는 잠시나마 ‘왜 하필 우리 역에서 이런 일이 생겨 나를 힘들게 하나?’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사실은 칭찬이나 보상은커녕 어서 빨리 평상시로 돌아가기만을 바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잊힐 것 같던 사건은 1년 후 그가 국가 의상자에 지정되면서 더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표창장을 들고있는 김영구 역장
    △그 동안 받은 수많은 표창장. ‘부끄러워서’ 집에도 가져가지 않고 책상 밑에 넣어두기만 했던 것을 꺼냈다.

     

    더욱이 2013년에는 역 입구에 쓰러진 시민을 응급 처치하는 등 또 다른 선행이 이어지면서
    국토교통부장관상, 자랑스러운 구민상 등 각종 수상이 이어졌습니다.
    그것으로도 부족해(?) 이번에는 대국민통합위원회가 공모한 ‘생활 속 작은 영웅 10인’에도
    주변인의 추천을 받아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그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영웅이라는 감사패를 받고
    ‘부끄럽지만, 자랑스럽고, 이 일을 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의상자 보상금과 포상금은 아동복지관에 기부하거나
    에스컬레이터 공사기간 중 불편을 감수해준 시민들에 대한 감사의 화환을 사는 데 쓴 것도
    오직 그 마음만 남기고 싶어서였을까요.
    수차례 수상을 거친 후에 남은 건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세 아이들과
    ‘술사라고 연락하는 친구들’뿐이라며 머쓱하게 웃습니다.

     

    무전 중인 김영구 역장. 역에서 일할 시간이 6년 남았습니다. 그 때까지 시민이 안전한 지하철을 만드는 게, 제 사명입니다.
     △생활 속 작은영웅 김영구 역장 ⓒ국민대통합위원회
     


    안전한 지하철은 내 사명
     
    “역에서 보낼 시간이 이제 6년밖에 안 남았습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는, 시민이 안전한 지하철이 제 남은 사명입니다.”

     
    악당과의 싸움에서 이긴 영웅은 사람들을 피해 숨어 지내지만, 김영구 역장은 일터로 돌아와 자신의 일을 합니다.
    괴한 하나 때려잡는 것보다 매일 하는 이 일이 시민의 안전을 위해 더 필요한 일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지하철이 땅 밑을 다니는 운송수단이라는 점을 들어,
    대형 사고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음을 상기하고 승객들도 ‘기본’을 지켜줄 것을 당부합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두 줄 서기를 지키고 비상 장비 사용법을 익히는 것,
    노인과 임산부, 장애인 같은 교통 약자를 배려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은
    안전한 지하철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니까요.

     
    “지하철에서는 영웅 한 명보다 모두가 지키는 기본이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여러분 모두가 영웅입니다.”

     

    김영구 역장과 동료 직원들. 영웅의 날개 안전한 지하철은 우리에게 숭실대입구 역무원들
    △생활 속 작은영웅 김영구 역장 ⓒ국민대통합위원회

     

    김영구 역장과 함께 숭실대입구역을 책임지는 직원들.
    그들은 역장님을 ‘솔직하고, 화끈하고, 물러나는 법이 없는 사람’으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전 역에서 흉기 난동자를 잡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역장님 성격이면 충분히 그렇게 했겠다’고 생각했다는데요.
    지난해에는 누구보다 가까이서 김영구 역장이 인명을 구조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서상원 대리는 2013년 역 입구에서 쓰러진 시민을 살려내려는 역장님 모습을 보며 받은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 사람에게 인공 호흡하는 거, 사실 주춤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역장님은 망설임이 없더라고요. 땀을 흠뻑 흘릴 정도로 10분이나 심폐소생술을 계속 하시는데,
    사람을 살리려는 마음이 저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매사에 적극적인 ‘행동파’ 역장님도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는 법.
    센스있게 실무 준비를 하는 심왕보 부역장부터 차분하게 일을 처리하는 김은영 사원까지.
    그에게는 이들이 늘 든든한 손발이 되어줍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투철한 직업의식을 보여주는 김영구 역장,
    그와 함께 가장 안전한 지하철역으로 만들어가는 역무원들이 있어
    오늘도 일평균 5만 명이 이용하는 숭실대입구역은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민대통합위원회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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