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에 무지개가 떴어요!
[인천광역시 중구자원봉사센터]
"인천광역시 중구자원봉사센터에서는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의 힘을 모아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관내 인현동 쪽방촌의 환경을 정비하고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물품 지원 및 봉사활동을 펼치는 ‘옹기종기 무지개마을’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그 결과 쪽방촌 어르신들의 삶의 터전이 아름답게 정비되고 적적하던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었다. 또한 쪽방촌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소외계층과 자원봉사자가 함께하는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를 하나로 묶어주었다."
외딴 마을 쪽방촌에 관심을
인천광역시 중구 인현동 쪽방촌. 이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로운 곳이었다. 이곳의 주민들은 대개가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었고, 일반 주민들과는 단절된 채 외딴 마을에서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생활은 적막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처럼 적막하고 초라한 쪽방촌에 언제부터인가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선선해지는 어느 가을날에는 인현동 쪽방 화단에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국화꽃을 심었다. 평소에 담배꽁초가 가득하고 이런저런 쓰레기로 지저분하던 길가에 국화꽃을 심어 화단을 만든 것이다. 마음이 맞는 어르신들은 구경만 하고 있지 않고 밖으로 나가 국화꽃 심기 봉사에 함께 동참하기도 했다.
또한, 황량하기 그지없던 마을 벽에 알록달록 아름다운 그림들이 채워지고 힘에 부쳐 청소하지 못했던 마을 이곳저곳이 깔끔하게 정리되기 시작했다.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들도 없고 우리들끼리만 있으니 모두들 생기가 없었죠. 그런데 요즘은 마을에 생기가 넘쳐요.”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도와주기도 하고, 우리도 나서서 함께 하니 사람 사는 정도 느껴지고 생활이 즐거워졌어요.”
“여기저기 지저분했는데 이젠 주변 환경도 깨끗해지고 벽화며 꽃밭 등을 가꿔 놓아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인천광역시 중구청의 지원으로 인천광역시 중구자원봉사센터에서 진행하는 ‘옹기종기 무지개마을 프로그램’의 결과이다. 훈훈한 정을 전하는 동시에 생활환경을 정비해 나가는 이 프로그램은 행정자치부가 매년 실시하는 시·도별 군·구 자원봉사센터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자원봉사 우수프로그램 공모에서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인천광역시 중구자원봉사센터는 여러 해 연속으로 전국최우수자원봉사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국의 모든 자원봉사센터가 하나같이 우수하지만 특히 이 프로그램을 추진한 인천광역시 중구자원봉사센터가 인정을 받은 것은 그만큼 순수한 열정과 헌신으로 애를 쓴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컸다.
어르신들의 집안 가재 정리, 마을 곳곳의 청소, 어르신 일손 돕기, 무료 급식이나 밑반찬 지원에서부터 마을 벽화 그리기, 국화꽃 심기 등과 같은 환경 정비까지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을 쪽방촌 구석구석에 내밀어 우중충하던 쪽방촌을 무지개 뜬 동산으로 만들어 온 것이다.
재능기부로 함께 봉사
옹기종기 무지개마을 프로그램에서 관건은 무엇보다도 자원봉사자들이다. 인천광역시 중구자원봉사센터에서는 보다 효율적이고 적절한 봉사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업 단체 가족 공무원 등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륜과 역량을 활용했다.
자원봉사자들을 뽑을 때는 재능분야별 단체 중 적임자, 차량 운전, 음식 조리, 전래놀이, 벽화 그리기 등의 활동이 가능한 적임자, 공무원 및 기업봉사단 연계, 어르신에게 필요한 물품 후원 희망자, 어르신들을 위한 말벗 봉사활동 희망자 등을 기준으로 한다. 인천광역시 중구자원봉사센터 담당자는 이렇게 말한다.
“자원봉사자 및 주변 주민의 쪽방촌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소외 계층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여가 선용은 물론,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주변 지역의 주민들이나 심지어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조차 막연하게 가까이 가기를 꺼리던 쪽방촌이었지만 프로그램 실시 이후에는 달라졌다. 주변 지역에서 쪽방촌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고, 자원봉사자들도 자연스럽게 쪽방촌에 대해 이해하게 되어 자원봉사자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더 많은 역할을 찾아 다양한 의견과 계획들을 내놓게 되었다.
사람과 사람 기관과 기관의 통합
“인현동 쪽방촌은 원도심개발계획안에 포함되어 있는 지역이긴 했지만 상당한 시일이 지나야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이라서, 언젠가 이 지역이 재개발이 되어 없어진다고 할지라도 그때까지 살아가는 동안만큼은 이 어르신들께서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생각에서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어르신들의 삶과 행복을 위해 시작되었지만, 옹기종기 무지개마을 프로그램은 일방적인 시혜에 치우친 프로그램은 아니다. 봉사를 하는 사람이나 도움을 받는 사람이 함께 힘을 모아 삶의 환경을 변화시켜 나가는 통합적인 프로그램이다.
“쪽방촌 어르신들이 늘 도움을 받기를 원할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봉사에 참여할 기회를 드리고 함께 일하게 해 드리니 더 기뻐하시고 고마워 하셨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어르신들에게 오히려 보람이 되는 것이죠.”
쪽방 어르신들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활동에 참여하며 본인 스스로가 단순히 도움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무엇인가 마을 전체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됨으로써 오히려 삶의 의욕과 자신감을 되찾아간 있는 것이다.
또한 옹기종기 무지개마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에는 많은 지역사회 기관들이 함께 참여했다. 인천광역시 중구는 물론, 인천중구동인천동주민센터, 인천쪽방상담소, 인천중구모범운전자회, 효행봉사대(청소년봉사단), 기업봉사단 SK 써니 담사랑, 사랑의 밥차 무료급식 봉사단, 전래놀이 ‘옛날옛적에’, 빛솔미추홀가꿈이 봉사단 등 다양한 기관이 저마다의 역할을 담당하며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옹기종기 무지개마을 프로그램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고 기관과 기관을 통합시켜 쪽방촌을 희망과 따뜻한 정이 넘치는 무지개마을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
아쉽게도 현재 쪽방촌은 원도심개발계획 지역에 포함되어 사라지고 옹기종기 무지개마을 프로그램은 종료되었다. 다만 소외계층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추진이 좋은 선례가 되어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이뤄진다면 지속적으로 분야별·계층별 자원봉사 참여 활동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