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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철도는 전차보다 약 4개월 후에 개통되었다. 1899년 9월 18일 일본의 경인철도합자회사가 서울 노량진에서 인천까지의 경인선을 최초로 개통시킨 것이다. 일제는 한반도의 식민지화를 통한 조선의 인적물적 자원의 착취를 위해서 철도부설에 눈독을 들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공을 쏟은 사업은 경부선 건설이였다.
일본 자본으로 설립된 경부철도주식회사는 1901년 8월 20일 서울 영등포에서, 9월 21일에는 부산 초량에서 각각 경부선 철도 건설공사를 시작했다. 공사는 우리 민족의 저항과 반대에 직면해서 순조롭지 않았으나, 1905년 1월 1일 개통되었다. 1904년 2월 러일전쟁을 개시한 일제가 신속한 병력과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공사를 서두른 결과이다.
경부선이 개통되자 부관연락선(釜關連洛船 :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잇는 선박)을 매개로 우리나라와 일본이 철도로 연결되었고, 1906년에는 경의선이 개통되었으며, 1908년부터는 부산-신의주간 직통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1931년 만주 침략으로 수송량이 급속히 늘어나자, 일제는 1936년부터 복선공사를 시작해서 약 8년 동안에 거의 모든 노선을 복선화했다.
△철도 기공식의 태극기 ⓒ『우주를 품은 태극기』
1901년 9월 21일 부산 초량에서의 경부선 철도 기공식 사진 속의 태극기와 일장기를 유심히 보면, 일제의 한반도 철도 부설이 결코 우리가 아닌 그들을 위한 것이었음이 드러나 있다. 사진 속의 일장기는 왼쪽에 크게, 태극기는 오른쪽에 작게 게양되었는데, 이는 2천만 평에 달하는 부지를 수용(收用)하고, 연인원 1억 명 이상의 한국인 노동력을 착취했던 철도 부설사업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