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부모와 가족을 잃고 혼자 힘으로 한 가정을 짊어지고 간다는 것,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들 인생의 무게일 것입니다. 나이의 한계가 명백한 만큼 이 살기 힘든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적을 테고, 가끔은 선입견에 부딪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난과 불행을 감내해야하는 이들에게는 우리 사회 전체의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 곳곳,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는 아직까지 어린 소년소녀가장들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며 내일의 꿈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는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시민연합회의 이영훈 사무총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시민연합> 이영훈 사무총장님 ⓒ통통기자단 홍훈표 기자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시민연합(이하 전가연)은 소년소녀가장들을 돕기 위해 발족한 단체입니다. 1996년 6월에 시작하여 벌써 올해가 20주년이 되네요. 그 긴 세월만큼 전가연을 후원하는 기업과 단체도 많고 개인들도 많습니다. 후원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전가연의 활동이 건실하고 의미깊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개인후원자의 수는 일일이 세기 힘들 지경이고, 전가연을 지원하고 있는 기업과 단체는 330여 곳에 달합니다. 그 면면을 보면 내로라하는 대기업이나 은행, 관공서 및 공사, 언론사들도 끼어있어서 전가연의 규모를 짐작케 합니다.
전가연은 홍보대사도 다수 포진하고 있습니다. 백지영, 정준호, 유진박, 박남정, 이봉주 등 그 이름도 유명한 톱스타들이 적극 나서서 전가연을 홍보하는 모습은 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합니다.
해가 갈수록 폭넓은 활동
전가연의 첫 사업은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한 바자회였습니다. 뉴코아백화점 본접에서 개최했던 바자회를 통해 모금된 성금은 서초구 소년소녀가장 17명에게 학비로 전달되었다고 합니다. 전가연은 이후 소년소녀가장 생활수기 공모전 등을 열며 조금씩 활동을 넓혔갔습니다.
전가연은 해가 갈수록 점점 지부도 많아지고 활동 내용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간의 성과를 자라 쌓아온 결과일 테지요. 올해도 전가연은 참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요. 조금만 훑어봐도 ‘구세군, 금융회사와 함께 저소득 청소년들에 장학금 전달(7월 12일)’, ‘광주시민프로축구단과의 소년소녀가장돕기 행사(5월 30일)’, ‘한국청소년 중국문화탐방(위동항운과 함께 올해로 9회째)’ 등 그 범위가 무척 넓습니다.
△위동페리와 함께한 2016 청소년중국역사문화탐방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시민연합
△위동페리와 함께한 2016 청소년중국역사문화탐방 관련뉴스 ⓒ국제뉴스
올해 7월과 8월에는 두 차례 소년소녀가장 여름방학 캠프가 예정돼 있습니다. 우선 7월 27일에 청소년 100여 명, 자원봉사자 등 어른 50여 명이 강릉 영화마을수련원에서 캠프를 할 예정입니다. 특히 청소년 참가자들 중 30여 명은 ‘베이비박스’에서 자란 아이들이라고 하네요. 이번에 특별히 초청했다고 합니다. 베이비박스에 대해서는 박문각출판사에서 나온 ‘시사상식사전’ 내용 일부를 옮겨올게요.
“베이비박스는 버려지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박스로,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게 된 부모가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12월 서울 난곡로 주사랑공동체교회의 이종락 목사가 처음으로 베이비박스 운영을 시작했다. 앞에는 ‘미혼모 아기와 장애로 태어난 아기를 유기하거나 버리지 말고 여기에 넣어 주세요.’라고 적혀 있다. 베이비박스에 남겨진 영아들은 경찰 조사 등을 거쳐 보육원으로 보내진다.”
그리고 오는 8월 15~17일에는 무주 반디랜드에서 또 여름캠프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왕성한 활동의 원동력은 아무래도 이영훈 사무총장님 덕분인 것 같습니다.
△6.25 66주년을 맞아 개최한 통일콘서트 현장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시민연합
이영훈 사무총장님은 작년에 참 가슴 아픈 일을 겪으셨다고 합니다. 소녀가장 시절부터 지켜보고 지원해준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대학도 졸업하고 취직해 남자친구를 만났다고 합니다. 알콩달콩 사랑을 키우다가 결혼까지 약속했는데요. 그런데 시어머니 되실 분이 여자가 고아라는 걸 알고 결혼을 결사반대한 겁니다. 결국 둘은 동반자살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영훈 사무총장님은 이 일을 말씀하시면서 치솟아 오르는 울음을 참지 못하시는 듯 했습니다.
“진작 말했으면 양아버지 역할이라도 해 줬을 텐데.”
사실 이런 안타깝고 슬픈 일이 알게 모르게 꽤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소년소녀가장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안 좋은 게 큰 원인이겠지요. 이 일을 시작하신 계기도 1996년에 비슷한 사례를 보고 나서랍니다.
사회통합의 든든한 밑거름
사회통합에 있어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소외계층에 대한 보살핌입니다. 특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행과 고통을 겪는 소외계층들에 대해선 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이 그들일 텐데요. 그런 불행과 고통은 사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니만큼, 이런 계층에 대해선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가 깊은 사랑과 보살핌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겠습니다.
△7월4일 철강협회와 함께한 사랑의쌀나눔 행사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시민연합
전가연이 사회에서 감당하고 있는 소임은 이런 점에서 그만큼 우리 사회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중요성을 국민대통합위원회도 공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가연을 2014년부터 국민대통합위원회 나눔봉사 분과에 참여하는 시민단체로 위촉했죠. 이후 국민대통합위원회가 벌이는 여러 사회통합 캠페인과 행사에 전가연도 적극 참여해 활동의 결실을 더욱 빛내고 있습니다.
이영훈 사무총장님도 “앞으로도 전국에 있는 소년소녀가장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굳은 각오를 밝히셨습니다. 저도 사회소외계층에 관심을 조금 더 기울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