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통합위원회 / 임정희 위원님
·(주)여성신문사 대표이사 사장
·시민일보 사장(현)
·(사)밝은청소년 이사장(현)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는 대한민국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위원으로서 활약하고 계십니다. 그 중에서 제가 만난 위원님은 현재 여성인권기금과 사단법인 밝은청소년에서 이사장을 지내고 계신 임정희 위원님인데요. 임 위원님이 생각하는 국민 대통합이란 무엇인지, 또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 위원님을 만나 직접 만나 들어보았습니다.
Q. 위원님께서 생각하시는 국민 대통합이란 무엇인가요?
A. 서로 다른 여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 개개인의 생각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이념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지역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 남녀에 따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공공의 이익을 목표로 해서 그 다름을 인정하고 필요에 따라 그것을 수용해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통합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국민대통합 위원회는 그 공공의 이익을 국익이라고 봅니다. 생각은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부모 자식 간에도 생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각자의 상황에서 무엇이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될지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갈등지수는 OECD국가중 상위권인 4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가 특별히 종교 갈등이 심각한 상황도 아닌데 이렇게 갈등지수가 높은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이는 우리나라 국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갈등으로 인한 손실이 적어도 80조라고 하니까요. 우리의 발전을 위해선 통합이 필요합니다.
Q. 저희가 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대통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사실 대통합은 어렵게 생각할 것이 아닙니다. 법질서를 잘 지키는 것부터가 통합이죠. 공동체가 한 질서 속에서 움직이려면 규범이나 규제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내가 아무리 급하고 지각을 할 것 같다고 해도 우리는 신호등이 빨간색일 때 길을 건너지 않습니다. 내가 규범을 어기면 운전자들의 권리나 우리 모두의 안전이라는 공동의 이익이 저해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실생활에서 법을 잘 지키는 것도 대통합의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임정희 위원님 ⓒ통통기자단 김예린 기자
Q. 위원님께선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 외에도 여성인권기금과 밝은청소년의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계신데 이렇게 청소년과 여성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일단 여성운동에 있어선 제가 대학원 때 논문을 쓰면서부터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논문의 내용이 '중학생 자녀의 눈으로 본 부모간의 권력구조'에 대한 것이었는데, 설문조사가 결과가 정말 재미있게 나왔습니다. 남학생들은 대체로 자신의 부모가 평등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여학생들은 부모의 관계가 불평등하다고 봤죠. 이는 남녀 기대수준에 차이가 있어서 그런 것이었습니다.
논문을 작성하면서부터 이러한 가부장적 문화가 우리나라 가정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성운동을 통해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문화가 해소 될 수 있도록 노력해온 것 같습니다. 결국엔 가족 구성원 모두의 인격과 인권이 존중되어야만 건강한 가정과 사회가 형성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또 제가 대학시절에 가정관리학과를 전공해서 기본적으로 가정의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회의 기본단위로서 가정의 문제는 결국 사회의 문제라는 생각이 있었고 청소년 인성교육을 위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도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상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성교육의 핵심은 결국 휴머니즘입니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서로를 존중해주고 갈등이 있을 때 이를 생산적으로 해결해나가느냐의 문제인 것입니다. 저는 갈등의 당사자들이 서로를 존중해야만 지혜로운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밝은청소년에서는 우리나라 중, 고등학생들에게 이러한 휴머니즘 교육을 시행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1시간짜리 강연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학교들과 연계해 장기적으로, 또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토론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성교육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업시간동안 저희는 '학교 내에서의 갈등을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서로를 존중해가며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해 토론합니다. 이처럼 제가 하고 있는 여성운동과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은 모두 휴머니즘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는 데에서 결국 뿌리가 같습니다.
△임정희 위원님과 함께 ⓒ통통기자단 김예린 기자
Q. 전에는 여성신문과 시민일보의 사장으로도 계셨습니다. 지금의 언론은 대통합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냉정히 평가하자면 지금의 언론은 갈등을 조장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언론이라는 게 논설 등의 부분으로 의견을 표출하는 기능도 있긴 하지만 뉴스에 있어선 사실성과 객관성을 가장 중요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즈음의 기자들은 사실만 다뤄야 할 뉴스에서 편향된 시각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현상을 다루는 기사임에도 사람들의 분노나 위화감을 부추기는 기사도 많고요.
또 하나는 요즘 범람하는 인터넷 매체들 가운데 ‘이랬다더라’하는 식으로 사실이 아닌 일을 사실인양 기사로 쓰는 곳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언론의 잘못된 태도는 기사의 조회수는 늘려줄 지 모르지만 결국엔 개인과 개인 또 집단과 집단의 갈등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이와 관련해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다양한 연구와 토론회, 세미나 등을 열어 여러 언론사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 보아 언론들도 사회갈등을 해소하고자하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의지가 좀 더 실천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Q. 국민대통합위원회와 관련해 앞으로의 목표나 바람은 무엇인가요?
A. 개인적으로는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열심히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원회의 차원에서 보자면 대통합이라는 게 결국엔 지금까지 제가 강조해온 대로 휴머니즘이라는 사실이 조금 더 보편적으로 인식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를 인간적으로 존중해주고, 공공의 이익, 국익을 위해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국익에 대한 부분은 저 개인보단 위원회 차원에서 국민들을 더 설득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인간적으로 존중할 수 있게 해주는 인간성 회복을 위해 제가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스스로에 대한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