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렌의 『대죠선』 ⓒ『우주를 품은 태극기』
태극기 도안으로만 책표지를 꽉 채운 파격적이고 희귀한 책이 있다.
1889년 미국에서 출판된 『대죠션』 (Korean Tales)이라는 책이다.
△『대죠선』 책표지 ⓒ『우주를 품은 태극기』
『대죠선』이라는 제목은 책등에 표기되었고,
책표지에는 짙은 청색과 노란색의 태극과 황금빛의 네괘가 새겨져있다.
저자는 미국인 호레이스 알렌(Horace Allen, 1858~1932)이다.
△『대죠선』의 태극기 설명 ⓒ『우주를 품은 태극기』
『대죠선』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책이다. 그 이유는 1)세계 최초로 태극기 도안을 책표지로 활용하고
태극기에 담긴 뜻을 소개했으며 2)영어로 우리나라를 소개한 최초의 국가홍보책자이기 때문이다.
△태극기 ⓒFlickr
『대죠선』의 표지를 장식한 태극기의 태극과 괘의 색깔은 조선에서 반포된 태극기나,
오늘 우리가 사용하는 태극기의 그것과 다르다. 이 책은 태극기 설명으로 시작된다.
△태극기 설명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책 표지에 그려진 조선의 국기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자연의 원리를 상징한다.
가운데의 짙은 청색은 하늘(남성)을, 노란색은 땅(여성)을 나타낸다.
동해바다 저 멀리서 보이듯 하늘은 겹쳐져 땅을 포옹하고,
땅은 높은 산들 속에서 솟아올라 하늘을 감싸면서, 둘은 조화로운 통일체를 이루고 있다.
네 귀퉁이의 4괘는 나침반의 네 개 점에 비유할 수 있으며, 원래 8괘 중에서 넷을 골라 배치한 것이다.
8괘는 전설 속의 왕이 만들었다고 하며, 모든 문자가 여기서 유래했다고 한다.
8괘는 다음과 같다. 건(乾), 리(離), 진(震), 태(兌), 감(坎), 곤(坤), 손(巽), 간(艮)"
총 193쪽 분량의 『대죠선』은 앞부분의 27쪽은 인구·기후·자연자원·행정조직·재정·복식·주택·언어·문자·종교 등
조선의 일반개황을 다뤘다. 뒷부분의 166쪽은 춘향전·심청전·홍길동전 등 우리 고전과 설화를 소개했다.
△호레이스 알렌 ⓒ『우주를 품은 태극기』
알렌은 『대죠선』 이외에 『한국: 사실과 허구』 (Korea: Fact and Fancy, 1904년)라는 책도 발간했다.
기원전부터 1904년 3월까지 우리나라 외교사연표(外交史年表)를 정리해놓은 이 책에는
태극기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한국: 사실과 허구』 에 실린 내용 ⓒ『우주를 품은 태극기』
"1893년 11월 28일,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조선 정부는 외국의 물개잡이 선박이 태극기를 도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위의 책 187쪽)
"1903년 3월 1일, 대한제국 주재 각국 외교공관이 조기(弔旗)게양 일수에 관한 규칙을 채택했는데,
황제와 황후는 사흘, 황태자와 왕자는 이틀, 정부고위 인사는 하루이다."(위의 책 233쪽)
출처: 『우주를 품은 태극기』, 이현표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