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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다중인격이 이혼하는 법
흥부 : 법에선 당사자 간에 혼인 합의가 없으면 혼인 무효로 보기도 하거든요. 근데 어차피 똑같은 한 사람인데 그 안에서 두 인격이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인정이 될지 모르겠어요.
흥부 : 예.. 혼잣말..
남훈 : 뭐?
선영 : 못 들었어? 이혼하자고.
남훈 : 갑자기 왜 그러는데.
선영 : 뭐가 갑자기야. 선주가 자기 부인이지. 난 처음부터 원했던 결혼도 아니었거든?
남훈 : 그래서 얘기 했잖아. 미안하다고. 참고 살아야 하는 당신한테 미안하다고!
선영 : 내가 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인격 때문에 참고 살아야 되는데? 나도 내 인생이 있어. 난 당신 싫다고.
선하 : 선영아 왜 그래. 진정해.
선영 : 선하야. 너도 남편 싫다고 했잖아.
선하 : 그래도 우리 중 한 명이 남훈씨 사랑하잖아.
선영 : 선주더러 양보 좀 하라 그래. 결혼 같은 건 우리 셋 다 의견 맞아야 하는 거 아냐? 같은 인격끼리 누군 주인이고 누군 종이고 말이 돼? 나도 내 맘대로 할 수 있어. 확 자해라도 해버릴 거라고.
남훈 : 말이면 다인 줄 알아!
선하 : 선영아 제발 그만 해.
놀부 : 자고로 이혼을 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바람이지. 바람.
강비서 : 바람이요?
놀부 : 남편이 바람피우면 끝 아냐. 좋아서 결혼했다는 선주란 사람도 바람 핀 남자를 좋아하겠냐고.
강비서 : 바람 안 피우면요?
놀부 : 바람 피우게 만들면 되지. 꽃뱀 하나 섭외해서.
강비서 : 역시 상무님이십니다!
놀부 : 그럼 강비서 따라다니면서 사진 좀 찍어. 난 가볼게.
강비서 : 어디 가시는데요!
놀부 : 나? 일 하러 가야지. 알아서 찍어!
강비서 : 상무님!
놀부 : 간다!
강비서 : 상무님!! 그걸 혼자 어떻게 찍어요!! 아 상무님!!! 어휴 진짜!!
흥부 : 선영씨 약속도 없이 어쩐 일로 오셨어요?
선하 : 처음 뵙네요.
흥부 : 네? 처음요?
선하 : 선주예요. 선영이의 또 다른 인격이고요. 선하가 그러는데 선영이가 여기서 이혼 소송한다고 하길래.
흥부 : 아.. 네... 앉으세요.
흥부 : 이 병이 정말 있네요.
선주 : 사람들이 잘 안 믿어요. 워낙 희귀해서요.
흥부 : 그럼 결혼은 정말 하신 거구요?
선주 : 제가 병이 있어서 결혼 생활이 조금 힘들긴 하지만 저희 부부 잘 지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혼 얘긴 없던 걸로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흥부 : 네.... 알겠습니다. 근데 그... 선영씨가 정말 괴로워하고 있으세요. 그 부분도 좀 생각을 해주세요. 어쨌든 정신의 일부가 괴로운 거니까요.
선주 : 앞으로 잘 해주면 마음이 열릴 거예요.
흥부 : 네. 부탁드릴게요.
흥부 NA : 이렇게 사건은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선영 : 이혼 소송 안 한다 그랬어요?
흥부 : 아니 근데 선주씨가 안 하신다고 하셔서요.
선영 : 내 소송이에요. 선주가 무슨 상관인데요?
흥부 : 아.. 네.. 알겠습니다..
선주 : 이혼 소송 안 한다고 했죠? 왜 자꾸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세요? 사람 참 피곤하게?
흥부 : 죄송합니다.
선영 : 이혼 소송 하시라고요!!
흥부 : 선영씨죠? 죄송합니다.
선주 : 소송 안 할 건데 자꾸 오게 하시네요? 살 빠지겠다.
흥부 : 선주씨 죄송합니다.
선영 : 이혼 한다구요 못 알아들어요?
선주 : 남편이랑 사이좋다니까요? 이혼안하고 싶어요.
선영 : 이혼 할거라고요. 이혼 한다고요.
선주 : 못 알아들으세요? 아.. 다리 아파.
선영 : 돈도 낸다고요. 예? 이혼 좀 하게 해달라고요.
선주 : 이혼 안하고 싶어요.
놀부 : 한심하네. 이러니까 굶어 죽지.
강비서 : 상무님!!
놀부 : 어디 갔었어? 안 보이던데?
강비서 : 상무님이 사진 찍으라고 보내셨잖아요.
놀부 : 맞네. 깜빡했다. 뭐 좀 나왔어?
강비서 : 제가. 남편 사진까지는 못 찍었는데. 그것보다 더 대단한 걸 찍어왔습니다.
놀부 : 뭔데?
놀부 : 이게 뭔데.
강비서 : 저도 누군지 몰라서 도청을 해봤더니. 선하란 사람이랍니다.
놀부 : 선하? 그 같이 산다는 인격 말이지? 근데?
강비서 : 아니 상무님. 뭔가 이상한 걸 모르시겠어요?
놀부 : 뭐가?
강비서 : 선하는 찍히면 안되죠.
놀부 : 찍혔는데?
강비서 : 선하는 선영의 인격체 중 하나잖아요. 찍히면 안되는거죠. 선영만 찍혔어야죠!
놀부 : 그럼 이건 뭐야? 귀신이야?
흥부 : 남훈씨 자료네요? 근데 아직 소송 서류는 작성 안 할 거예요. 둘이서 의견 일치 볼 때까지 기다리려고요.
흥부 : 왜요?
흥부 : 이게 뭐죠?
선하 : 선영아. 우리가 셋 다 좋아하는 사람을 찾긴 힘들어. 근데 안 좋아하더라도 부부가 서로 노력하면 점점 좋아질 수도 있어.
선영 : 나 진짜 답답해서 그래.
선하 : 내가 옆에 있잖아. 같이 잘 이겨내면 되지.
선영 : 알았어. 속상하게 해서 미안해.
선영 : 선하야...
선하 : 응? 왜?
선영 : 너 누구야?
선하 : 구긴 누구야. 네 반쪽이지.
선영 : 아니 그게 아니라... 너 진짜 누구야?
놀부 : 이 정도면 이혼이 아니라 형사 소송감이지.
강비서 : 미션 클리어네요. 그나저나 흥부 도련님 완전 대박 나셨네요.
놀부 : 폰 잘 처리하고.
강비서 : 대포폰 입니다. 저 아마추어 아니에요.
놀부 : 근데 세상 무섭네. 그 선하라는 여자는 남편이랑 짜고 자기도 다중인격 중 하나라고 속여서 같이 산 거 아냐.
강비서 : 이야 이거.. 소름입니다. 어떻게 그런..
흥부 : 선영씨 말씀하신 걸 정리하면... 남훈씨가 바람을 폈는데 그 상대방은 선하씨였고요. 그런데 자기도 다중인격 중 하나라고 속여서 같이 집에서 지냈다는 거죠?
선영 : 저 이제 그 집으로 다시는 못 돌아가요. 무서워서 변호사님한테 먼저 왔어요. 빨리 경찰 좀 불러줘요.
흥부 : 남편이 이 분 맞아요?
선영 : 네. 맞아요. 이제 꼴도 보기 싫어요. 빨리 이혼시켜주세요.
흥부 : 우선 진정하시고요. 금방 처리해드릴게요.
선영 : 변호사님.
흥부 : 이제 좀 괜찮으세요?
선주 : 저 선영이 아니고, 선주예요.
흥부 : 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어요. 선하씨 좀 불러주시겠어요?
선주 : 알겠어요.
선하 : 사정이 있어서 말씀 못 드렸는데 전 내연녀 아니고요. 간병인이에요.
흥부 : 네. 그러실 것 같았어요.
선주 : 부부끼리 생활하는데 한 명이 더 있다는 걸 선영이가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편의상 거짓말을 하게 됐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네요.
흥부 : 두 분은 서로 알고 계셨던 거죠?
선주, 선하 : 네.
흥부 : 거짓말은 언젠가 밝혀지기 마련이니까요. 언젠간 이런 일이 생길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선주 : 솔직하게 잘 얘기해볼게요.
흥부 : 네. 잘 생각하셨어요.
선주 : 그럼 저희 가볼게요.
흥부 : 네. 수고하셨어요. 남훈씨.
선주 : 네? 뭐라고 하셨어요?
흥부 : 우리 초면은 아니죠. 남훈씨. 자주 오셨으니까요.
남훈 : 어떻게 아셨어요?
흥부 : 남훈씨 사고로 이미 옛날에 사망하셨더라고요. 그럼 지금 같이 사는 남편은 남훈씨는 아니죠. 그런데 선영씨에게 남훈씨 사진을 보여주니까 남편이 맞다고 하고요. 물론 쌍둥이거나 성형수술을 똑같이 한 남자일 수도 있죠. 그런데 전에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선영 : 앞으로 잘 해주면 마음이 열릴 거예요.
흥부 : 선영씨와 선주씨는 한 번도 만난 적 없잖아요. 그렇다면 선주씨는 선영씨에게 잘 해주겠단 말을 할 수 없는 입장이거든요. 그리고 굳이 남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간병인이 존재한다는 것도 이상했고요. 그래서 조사해보니까 해리성정체장애는 다른 성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더라고요.
선영 : 맞아요. 사실 선주란 인격은 없고, 이 몸 안에는 선영과 남훈만 존재해요. 사실 과거에는 남훈이라는 실존 인물이 있었어요. 남훈은 선영과 부부였죠. 근데 어느날 선영이랑 남훈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남훈은 사망하게 되요. 그 충격으로 선영이는 해리성정체장애라는 병을 얻게 되고 정신니 나눠지게 되죠. 그리고 나서 남훈이라는 인격을 스스로 허상으로 만들어 낸 거에요.
흥부 : 선하씨는요.
선하 : 전 해리성정체감장애를 연구하는 심리학 박사예요. 김선하라고 해요. 선영씨가 혼자 지내는 게 걱정된 가족들이 저를 간병인으로 고용했어요.
선하 : 이 모든 일을 꾸민 건 저예요. 처음 선영이 깨어났을 때 우리는 남훈이라는 인격의 존재를 설명해야 했어요. 근데 그럼 선영은 자신의 기억에 없는 죽은 남편의 존재를 알게 되고 다시 한 번 큰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죠.
흥부 : 그래서 가상의 선주라는 인격이 남훈씨와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꾸미신 거네요.
선하 : 네. 맞아요.
흥부 : 이젠 어떡하실 거예요? 지금 선영씨는 선하씨를 내연녀라고 생각하고, 남훈씨는 바람을 폈다고 생각하잖아요.
선하 : 우선 전 간병인을 그만둬야할 것 같고요. 남훈씨는 선영이를 다시 잘 설득해봐야겠죠.
흥부 : 그러다 실패하면 선영씨가 남훈씨를 영영 싫어하게 될 수도 있어요.
선하 : 어쩔 수 없어요. 그게 최선이니까요.
흥부 : 아니죠. 과거에 정말 사랑했던 사람을 증오하는 현실이 왜 최선이에요.
선하 : 그럼 어떻게 하는데요.
흥부 : 솔직하게 말해요.
선영 : 선영이가 더 나빠질 겁니다.
흥부 :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그래도 진실을 말하는 게 최선이에요. 선영씨는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같이 도와주면 되잖아요. 그게 선영씨가 불행하지 않는 길이에요.
박제비 NA : 선녀가 떠나자 거짓말쟁이 나무꾼은 마침내 진실을 말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나무꾼은 두레박을 타고 선녀를 만나러 갔습니다. 비록 거짓말을 했지만 그녀에 대한 사랑은 진실했던 나무꾼. 선녀는 그런 나무꾼을 용서합니다.
흥부 : 그래도 진실을 말하는게 최선이에요.
놀부 : 소송이야 이겼지. 근데 서산은 이번 소송에 참여한 하청업체와는 다신 거래 안 해. 아마 곧 망하겠지? 그리고 너한테 진 법무팀은 전부 해고당했고. 아버지 뒷목 잡고 쓰러지셨고. 다 상처받고 웃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과연 이게 잘한 걸까?
하청업체 사장 : 여보세요?
흥부 : 네... 저 박흥부예요.
하청업체 사장 : 아 이게 누구예요! 잘 지내고 계시죠?
흥부 : 예. 전 잘 있죠. 사장님은... 괜찮으세요?
하청업체 사장 : 저도 잘 있어요.
흥부 : 서산이랑 이제 일 안 하신다는 얘기 들었어요. 그래서 죄송해서 그 동안 연락 못 드렸어요.
하청업체 사장 : 아 그러셨구나. 괜찮아요.
흥부 : 정말요?
하청업체 사장 : 그 때 잠깐 힘들긴 했는데요. 지금 좋은 회사 만나서 잘 하고 있습니다.
흥부 : 다행이네요. 걱정했어요. 제가 괜히 그런 것 같아서요.
하청업체 사장 : 저 그 때 소송한 것 후회 안 해요. 변호사님한테 얼마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덕분에 직원들도 잘 지내고 있고요. 언제 한번 놀러오세요.
흥부 : 네. 정말... 감사합니다.
하청업체 사장 : 제가 고맙죠.
흥부 : 아니요... 정말... 감사합니다.
하청업체 사장 : 잘 하셨어요. 그 때 잘 하신 거예요.
흥부 : 네...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말은 파괴하거나 치유하는 힘을 가진다.
진실하고 친절한 말은 세상을 변화시킨다.“ -붓다-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2016.01.06 10:2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