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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흥부전 1-1화 놀부가 흥부를 돕는 이유(선녀와 나무꾼case)
박제비 NA : 여러분은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선녀의 날개옷을 훔쳐 결혼한 나무꾼, 그렇습니다. 이것은 선녀와 나무꾼, 그리고 그들을 만난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입니다.
변호사 흥부전 1-1화 놀부가 흥부를 돕는 이유
놀부 NA : 내 이름은 놀부. 난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서산그룹 박동화 회장님의 장남이자 그룹의 후계자다.
놀부 NA : 우리 그룹은 전자, 통신, 선박, 자동차, 식료품 등 14개 사업군에서 각각 세계 10위권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난 서산그룹 차기 후계자로써 회사를 더욱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지만,
놀부 NA : 물론 그건 나중 얘기고. 일단 좀 즐겨야지.
강비서 : 상무님 큰일났는데요!
놀부 : 왜?
박동화 회장 : 네 동생 다시 집으로 들어오라고 해.
놀부 : 네.
박동화 회장 : 2년이나 나가있었으면 반성했겠지. 이제 동생도 들어와서 후계자 수업 받으라고 해.
놀부 NA : 그렇다. 내겐 동생이 하나 있다. 그의 이름은 흥부다.
놀부 NA : 어렸을 때부터 뭐든지 나보다 잘했던 흥부는 항상 내게 위협이 되는 존재였다. 난 매일같이 흥부와 비교 당했고 그런 흥부가 싫었다.
놀부 NA : 하나 다행스러웠던 건 동생은 그룹 후계자 자리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점이다. 공부를 잘 했던 동생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면서 변호사가 되었다. 그런 동생을 대견스러워했던 아버지.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동생은 큰 사고를 친다.
박동화 회장 : 너가 지금 제 정신이야?
흥부 : 아버지...
박동화 회장 :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놀부 NA : 서산그룹의 계열사인 서산식품은 하청업체들에 대한 횡포가 도를 넘은 상황이었는데 흥부가 회사 내부 자료를 들고 하청업체 편에서 우리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박동화 회장 : 네 형처럼 수습할 수 있는 사고를 치란 말야.
놀부 NA : 흥부는 결국 집에서 쫓겨났고, 혼자 힘으로 서산그룹 법무팀과 대형로펌을 상대해서 승소하게 된다.
놀부 : 후회 없냐?
흥부 : 그래도 이겼잖아요.
놀부 : 소송이야 이겼지. 근데 서산은 이번 소송에 참여한 하청업체랑 다신 거래 안 해. 아마 곧 망하겠지. 너한테 진 법무 팀은 전부 해고당했고. 아버지 뒷목 잡고 쓰러지셨고. 다 상처받고 웃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과연 이게 잘한 걸까?
놀부 NA : 물론 아무도 웃지 않는 건 아니었다. 내가 웃었다. 흥부는 우리 집에서 완전히 쫓겨났고 나는 그룹의 유일한 후계자가 되었으니까.
놀부 : 근데 왜 아버지는 다시 동생을 불러 들이냐고.
강비서 : 그야 상무님한테 회사 맡기기 불안해서 그러시는 거죠. 흥부 도련님은 스마트하시잖아요.
놀부 : 스마트로 한 번 맞아볼까?
강비서 : 아닙니다.
강비서 : 때리실 거잖아요.
놀부 : 안 때려.
강비서 : 진짜죠?
놀부 : 같이 봐야 될 것 아니야?
놀부 : 가까이 와라.
놀부 : 근데 얘는 왜 이러고 산대.
강비서 : 집 나가신 뒤로 2년째 수입이 제로랍니다.
놀부 : 그래? 얘 잘 하잖아?
강비서 : 잘 하시죠. 옛날에 우리 회사 법무 팀이랑 대형로펌도 이기셨잖아요.
놀부 : 근데?
강비서 : 실력은 좋으신데. 엉뚱한 사건만 맡으신대요.
놀부 : 돈 안 되는 거?
강비서 : 네.
놀부 : 그럼 뭐 먹고 사는데?
강비서 : 간간히 아르바이트를 하신 답니다.
놀부 : 내 생각에 흥부는 우리 회사 다신 안 와. 이런 비리 많은 회사는 흥부 스타일에 안 맞거든. 근데 이렇게 배고프게 살면 생각이 달라지겠지?
강비서 : 냉큼 들어오시겠죠.
놀부 : 그럼 결론은 간단하네. 흥부가 먹고 살만하면 되는 거 아냐.
강비서 : 정답입니다.
놀부 : 내가 좀 도와주지 뭐.
강비서 : 상무님이요?
놀부 : 응.
강비서 : 어떻게요?
놀부 : 다 했어? 브리핑해봐.
강비서 : 일단 사무실내 3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고요.
놀부 : 또.
강비서 : 사용하는 모든 컴퓨터를 해킹해서 언제든 우리 쪽에서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했습니다.
놀부 : 됐네.
강비서 : 근데 상무님...
놀부 : 왜?
강비서 : 이건 아무리 봐도 범죄인데요...
놀부 : 동생 돕는 거잖아. 이게 무슨 범죄야.
강비서 : 범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놀부 : 됐어. 이번에 흥부가 맡은 사건은 뭐야.
선영 : 하선영이라고 해요.
흥부 : 네. 어떤 일로 오셨죠?
선영 : 혹시 해리성정체감장애라는 병을 아세요?
흥부 : 그거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는 병이죠?
선영 : 네. 사실 제가 지금 그 병을 앓고 있거든요. 지금 제 몸에는 저 말고도 여러 개의 인격들이 있어요.
흥부 NA : 해리성정체감장애. 우리가 보통 다중인격이라고 부르는 이 병은 다양한 인격이 한 사람 안에 들어있는 병을 말한다. 이 인격들은 기본적으로는 하나의 몸을 서로 돌아가면서 차지하는데, 가끔 타인의 모습으로 동시에 존재하거나, 아예 다른 성별이 되는 인격도 존재한다.
선영 : 그러니까 제 안에는 3개의 인격이 있는데요. 저는 선영이고. 나머지 둘은 선하, 선주라고 불러요. 그리고. 아 저는 선하랑은 만날 수 있는데 선주랑은 단절되어 있어서 만난 적이 없고요.
흥부 : 음.. 그러니까 선영과 선하는 같이 생활하고, 선주는 돌아가면서 나타나는 인격이라는 거죠?
선영 : 네. 그리고 저한테는 남훈이라는 남편이 있는데요. 남편과 이혼하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흥부 : 혹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선영 : 처음부터 원해서 한 결혼이 아니었거든요. 이 몸이요 처음부터 이렇게 정신병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예전에는 선주 하나만 존재 했었는데. 제 인격이 갈라진 건 대학교 때 교통사고를 당한 충격 때문인데요. 저랑 선하는 그 때 만들어진 인격이구요.
흥부 : 아... 네.
선영 : 인격들이 여러 개라도 그 중에 대표 인격이 존재해요. 뭐 말하자면 가장 강한 인격이라고 할까요. 우리 셋 중에는 선주가 대표구요.
선영 : 그래서 그 때 선주가 결혼한다고 하길래 그냥 따라서 한 거거든요. 그때 당시에 전 만들어진지 얼마 안돼서 저에 대한 정보도 하나도 없었고,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거든요.
흥부 : 네.
선영 : 변호사님. 선녀와 나무꾼 얘기 아시죠?
흥부 : 예. 동화책요?
선영 : 네. 거기 보면 날개옷을 잃어버린 선녀가 집을 못 가니까. 어쩔 수 없이 나무꾼이랑 결혼하잖아요. 비유하자면 그게 저라고 보시면 되요. 그런데 시간이 가니까 저도 사회 공부가 되잖아요. 이제는 충분히 혼자서 다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제 인생 찾으려고요.
흥부 : 네. 알겠습니다. 계약하시죠.
놀부 : 이게 뭔 소리야.
강비서 : 잘 모르겠는데요.
놀부 : 그러니까 이 커플을 어떻게든 이혼만 시켜주면 흥부가 돈 버는 거 아냐.
강비서 : 그렇죠.
다음화에서 계속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2016.01.06 09:47:58